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연루되면서 구글 한국법인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6일 존 리 대표 사전구속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존 리 대표는 이미 구속기소된 신현우 전 대표에 이어 2005~2010년 옥시레킷벤키저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옥시 재직 당시 업무상 과실치사·상,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존 리는 현재 구글코리아 수장이다. 2013년 말 구글코리아 대표로 선임됐다. 존 리 대표가 구속되거나 형사처벌을 받으면 구글코리아에도 직간접적 영향이 예상된다.
존 리 대표는 구글코리아 합류 때 비IT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옥시를 비롯해 표백제 `락스`로 알려진 크로락스 등 주로 소비재 기업에서 근무했다. 구글 합류 직전에도 테스코에서 중국 마케팅과 사업 운영을 맡았다. 마케팅 분야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내 구글 사업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구글코리아는 모바일 시대 전환에 맞춰 한국 내 영향력을 키웠다.
다만 존 리 대표가 이탈하더라도 경영 공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IT기업은 해외 본사와 지역본부 지침을 받는 특성상 대표 한 명 부재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구글코리아는 2013년에도 염동훈 전 대표가 갑작스레 퇴사한 뒤 존 리 대표 취임 전까지 3개월 동안 공백기를 겪었다. 구글은 대표 부재에 대비해 곧 새 인물 찾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기업 이미지에 생채기가 불가피하다. 구글 합류 전 벌어진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인물이 2년 넘게 구글코리아를 이끈 셈이 됐다.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최대주주인 불스원과 슈마커에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인사 검증에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등 까다로운 편으로 꼽힌다”며 “구글코리아와 직접 연관은 없지만 이미지에 타격은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코리아는 이번 사태는 존 리 대표 개인적인 일로 회사와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이전 회사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구글 관계자는 “존 리 대표 개인적인 일이다. 구글코리아에 입사하기 전 일로 회사와 관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공식 입장은 법적 절차가 마무리 돼야 언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