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오디오 시스템온칩(SoC) 설계 전문 팹리스 업체인 아이언디바이스가 스마트폰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올해 매출액을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높이는 것이 목표다. 연평균 75%씩 성장해 2020년이면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한다는 비전도 세웠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조만간 오디오 허브 SoC인 MA5205 엔지니어링샘플(ES)를 국내 고객사로 공급해 제품 평가를 받는다. 오디오 허브 SoC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오디오 입출력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디지털 코덱과 아날로그디지털컨버터(ADC), 디지털아날로그컨버터(DAC), 앰프, DC-DC 컨버터 같은 전력관리 기능이 하나로 통합돼 있다.
아이언디바이스는 그간 유럽 가전 고객사와 협력해 소비자 가전제품용 오디오 칩을 공급해 왔다. 올해부턴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블루투스 외장 스피커 등에 탑재될 요량으로 개발하고 있는 신형 30와트(W) 디지털 앰프칩 MA1502도 신규 매출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장 강자는 미국 반도체 업체 시러스로직이다. 애플에 물량을 댄다. 경쟁사였던 유럽 울프슨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울프슨은 삼성전자에 오디오 칩을 공급했던 업체였다. 이 회사를 집어삼킨 시러스로직은 범용 모바일 오디오 칩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다. 국내외 스마트폰 업체는 시러스로직이 덩치를 키우자 대항마를 찾고 있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에서 오디오 SoC를 설계할 수 있는 업체는 아이언디바이스가 유일하다.
박기태 아이언디바이스 대표는 “오디오 허브 SoC에 탑재되는 각종 설계자산(IP)은 모두 독자 개발한 것으로 고객사로부터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향후 웨어러블 같은 사물인터넷(IoT), 보청기 등 헬스케어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도록 오랜 기간 기술을 개발하며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아이언디바이스는 2008년 설립됐다. 지난해 매출은 11억4700만원. 올해 21억원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다면 오는 2020년 980억원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회사는 최근 고객사 협력 업체로 등록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자본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출신으로 삼성 부천 아날로그 반도체 공장(페어차일드가 인수)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아이언디바이스 연구진 대부분은 삼성전자 혹은 페어차일드 엔지니어 출신으로 디지털과 전력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