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미국시각)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비즈니스 SNS인 `링크드인`을 262억달러(약 31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발표가 나오자마자 일부에서는 “MS가 너무 비싸게 샀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MS로서는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링크드인 인수는 MS에게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MS는 플랫폼을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제조업 중심 기존 산업에서는 물류와 자본이 몰리는 교통요지가 중요했다. 초연결사회에서는 사람과 정보가 모이는 플랫폼에서 비즈니스 가치가 창출된다.
MS는 과거의 플랫폼인 운용체계(OS) 시장을 독점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OS 독점은 의미를 잃었다. 대신 플랫폼 기업 빅4로 일컬어지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각자 플랫폼을 기반으로 독특한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 다른 기업이 단품 내지는 일개 서비스로 승부를 걸 때 이들은 탄탄한 플랫폼과 강력한 생태계로 대응한다. 웬만해서는 이들을 이길 수 없다.
시장 경제에서 플랫폼은 필요조건이며 기여도가 높다. 사람들은 구글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페이스북에 일상을 남긴다. 아마존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입한다. 이렇듯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플랫폼은 우리 일상을 장악하고 있다.
기업은 경쟁 환경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고 지속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플랫폼`이 되려 한다.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플랫폼은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많은 수익을 거둬들인다. 시장에서 경쟁자를 물리치고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플랫폼 사업을 소유하고 있으면 다른 사업에서 온갖 실수를 만회할 수도 있다. 플랫폼에서 창출되는 수익으로 손실을 메우면서 기업 경영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기업이 플랫폼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이유다.
플랫폼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성장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참여자를 비롯해 시장 전반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참여자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공통 기능과 표준화된 프로세스로 비용과 시간을 상당 부분 절약하는 경험을 한다. 플랫폼이 등장함으로써 시장의 많은 문제가 해결되고 중복 투자가 감소돼 자원을 절감하는 효과도 생긴다. 시장을 효율화하고 나아가서는 시장 자체를 크게 성장시킨다.
이 책은 플랫폼 모습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뤘다. 기술 및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플랫폼 정의, 유형, 대표 사례와 같은 기본 개념부터 시대 변화에 따라 뜻이 확장된 플랫폼 흐름을 살폈다. 또 사물인터넷, 스마트홈, 스마트인터랙션, 가상현실, 드론, 로봇 등 앞으로 부상할 새 플랫폼의 역할과 발전방향도 조망했다.
플랫폼 본질을 이해하게 되면 모든 플랫폼을 간파할 수 있다. 아직 나오지 않은 미래 플랫폼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도 갖출 수 있다. 플랫폼에 담긴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각 유형을 대표하는 플랫폼 사례를 보며 부와 비즈니스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핵심 원리를 책은 제시한다.
저자는 플랫폼 성공 요소로 킬러앱, 네트워크 효과, 로열티 등을 제시하며 각각 사례를 설명한다. 플랫폼 승자독식 현상이 가져오는 문제점까지 심도있게 다뤘다. 류한석 지음, 코리아닷컴 펴냄, 1만6800원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