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에 필수적인 오토파지(자가포식) 핵 내 신호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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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파지 현상에서 CARM1 효소의 중요성을 규명. 당 결핍 상황에서 일어나는 오토파지 현상이 Carm1 유전자가 결손된 Knock-out(KO) 배아섬유아세포나 효소 활성이 없는 Knock-in(KI) 배아섬유아세포에서는 관찰되지 않음을 통해 CARM1 효소가 오토파지에서 중요함을 규명함. 빨간 화살표: 자가용해소체(autolysosome), 파랑 화살표: 자가소화포(autophagosome), 노랑 화살표: 중층소체(multilamellar body)

국내 연구진이 핵 내에서 일어나는 자가포식(오토파지) 작용을 조절하는 신호를 발견해 오토파지의 작동 기전을 최초로 규명했다.

백성희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오토파지 유전자 발현에 핵심적인 히스톤 변형과 후성유전적 조절 효소의 단백질 안정화 기전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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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파지는(Autophagy)는 세포 안의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손상된 세포안의 소기관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 안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해 세포의 생존과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 오토파지 연구는 대부분 세포질에서 오토파지 단백질이 어떻게 결합하고 기능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핵 내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발현과 전사 조절 연구는 전무했다.

연구팀은 정상적인 오토파지가 기능을 수행할 ? 핵 내에서 유전자 발현 조절이 중요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히스톤 단백질의 후성유전적인 조절이 필수적일 것으로 봤다.

생쥐 시험에서 쥐를 굶겨 세포에 당 결핍 상황을 만들고 오토파지 현상을 유도했다. 이 때 변하는 히스톤 변형을 관찰한 결과 히스톤 H3의 아르기닌 17번에 메틸화가 많이 유도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 아르기닌 메틸화를 담당하는 메틸화 효소인 CARM1 단백질 양도 증가되는 것을 확인했다.

CARM1 단백질과 히스톤 아르기닌 메틸화 증가가 오토파지 활성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자가소화포 결합단백질(LC3)로 전환 증가와 녹색형광단백질(GFP-LC3)를 이용한 자가소화포(autopha gosome) 형성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CARM1이 소실된 경우 오토파지 활성화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메틸화는 유기화합물의 수소원자를 메틸기(-CH3)로 치환하는 반응이다. 특정 단백질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토파지를 유도하는 다양한 신호에 CARM1 단백질이 안정화됐다. 핵 내에서 히스톤 아르기닌 잔기의 메틸화가 유도돼 핵심적인 오토파지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

오토파지는 건강한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해주지만, 암 말기에는 암 세포를 늘리는 역할을 해 이를 막아줄 물질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 물질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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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그산이 생체내 오토파지를 억제함을 규명 굶긴 쥐에 엘라그산을 처리하여 CARM1의 효소활성을 억제하였을 경우에는 마우스의 간조직에서 오토파지현상이 억제됨.

연구팀은 생쥐 실험에서 엘라그산이 히스톤의 아르기닌 잔기의 메틸화를 억제해 후성유전적 조절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히스톤 아르기닌 메틸화를 저해하는 저해제인 엘라그산(Ellagic acid)은 베리류에서 많이 검출되는 화학물질로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백성희 교수는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오토파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 등의 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오토파지 조절에 필수적인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신개념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에 15일자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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