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10억~20억달러 규모 레버리지 론(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림)을 처음으로 추진한다. 우버가 현금과 전환사채를 포함해 110억달러나 갖고 있는 점, 비상장사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여서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등에서 현지 업체와 치열히 경쟁하고 있는 우버가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실탄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우버는 기관투자가들에게 레버리지 론을 발행하기 위해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 시티그룹과 주간사 계약을 맺었다. 우버가 처음으로 실시하는 레버리지 론이다. 정확한 규모와 이자율 등은 논의 중이다. 10억~20억달러 사이가 될 전망이다. 이자율은 4~4.5% 정도로 이야기되고 있다. 보통 레버리지 론 이자는 3.9~5.5%다. 비상장 스타트업이 레버리지 론을 발행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작업이 몇 주 걸려, 성공 여부는 한 달 정도 뒤에 알 수 있다. 우버는 이미 90억달러(10조6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23억달러 규모 전환 사채를 포함하면 현금성 자산이 110억달러가 넘는다.
앞서 지난달 우버는 사우디아라비아 펀드로부터 35억달러를 투자 받은 바 있다. 우버의 이번 움직임은 중국에서 치열히 경쟁하고 있는 디디가 자금을 모집하고 있는 중 일어나 더 시선을 모은다. 중국 최대 차량호출서비스 업체인 디디는 우버가 사우디아라비아 펀드에서 받은 35억달러보다 많은 돈을 투자 받기 위해 자금 유치 중이다. 지난달 애플에서 10억달러, 차이나생명에서 6억달러를 투자 받기도 했다. 최소 35억달러 이상을 모을 계획이다. 2010년 설립된 우버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다. 세계 68개국, 300개 이상 도시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 자금을 집중 투입하고 있는데, 디디에 맞서 최소 10억달러를 매년 중국에 투입할 예정이다. 우버는 중국에서는 적자다. 반면 본토인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수익을 내고 있다. 우버가 언제 상장할지도 관심인데, 잇달아 자금 마련에 나섬에 따라 우버 상장이 늦춰질 전망이다.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독일에서 상장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최대한 늦추겠다”고 말한 바 있다. 우버 상장은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시장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유망 스타트업들이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것과 다른 행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