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두부제조기 업체 L사는 중국 G사가 자사 특허를 침해한 복제품을 판매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설상가상으로 G사가 먼저 중국에서 특허 무효소송을 제기해 해외 법정에 오르게 됐다. 다행히 L사는 미리 가입해둔 `국제 지재권 소송보험`으로 소송비용 25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2014년 보험 가입 시 부과된 보험료 1600여만원 중 정부 지원을 제하고 L사가 실제로 납입한 보험료는 약 500만원이다. 미리 심어둔 `분쟁 대비` 씨앗이 다섯 배 이상의 지원금으로 돌아온 셈이다. 결국 L사는 지난해 8월 중국 특허청에서 무효소송 승소 판결을 받았다.
◇보험으로 목적별·지역별 `맞춤형` 보장
특허청이 운영하는 `지재권 소송 보험`은 민간 보험사가 상품을 출시하고 정부가 가입 기업 보험료를 분담하는 형태다. 평균 2000만원 안팎인 보험료에서 중소기업에는 70%, 중견기업에는 50%를 각각 지원한다. 소액 보험을 제외하고 연간 최고 5억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지재권 소송보험은 소 제기와 권리보호, 피소 대응 등 `특허 분쟁` 세 꼭짓점을 모두 보장한다. 피침해 시 상대 기업에 가하는 `공격`과 침해 피소에 대응하는 `방어`를 모두 지원하는 셈이다. 보험 상품도 목적에 따라 △일반 지재권 소송보험 △소액 지재권 소송보험 △NPEs 방어전용 소송보험 △아시아·오세아니아 전용 소송보험 네 개로 나뉜다.
특허청은 `주요 분쟁 지역` 맞춤형 상품도 내놨다. 지난해 지식재산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국내 중소·중견업체 피침해 분쟁 중 중국발이 과반을 넘었다. 이에 지난달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오세아니아 전용 보험`이 새로 마련됐다. 중국과 태국, 중동 등 60여개국 지재권 분쟁에 집중 대비하기 위해서다.
지재권을 보유하지 않은 중소기업에도 문을 열었다. 보험료는 연 380만원으로 고정하고 70%를 정부가 지원, 기업 부담액을 `자동차 보험료` 수준인 110만원대로 낮췄다.
◇특허청 “올해 지원 기업 목표 300개사”
특허청은 앞으로 `지재권 소송 보험` 가입 기업을 갑절로 늘린다는 목표다. 소송보험이 최초 출시된 2010년 31건이던 가입 건수는 2013년 50건으로 소폭 증가하다 2014년 소액보험 출시 이후 119건으로 급증했다.
이번에는 아시아 전용 보험을 무기로 두 번째 도약을 꾀한다. 실제로 피해가 가장 빈번한 지역을 집중 관리, 우리 기업 분쟁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소송보험 성과 분석에 따르면 가입 업체 415개사 중 80% 이상이 경영 안정화에 도움 됐다고 밝혔다. 보험 가입이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한 업체도 75%에 달한다.
박성준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국내 중소기업 특허분쟁 대응력을 높이고 실효성 있는 보호를 위해 지재권 소송보험 상품과 보장 범위를 더욱 다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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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IP노믹스 기자 sy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