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덴마크의 녹색성장과 한국

6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덴마크 정부 주관으로 코펜하겐에서 글로벌녹색성장포럼(3GF)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행동 개시 요구(A Call to Action)`라는 주제로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학계, 시민단체 관계자를 한 곳에 모았다.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성 △지속가능한 인프라 △물 △식품 생산과 음식 폐기물 등 지속성장 가능한 분야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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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는 한국과 멕시코 등 3GF 파트너 국가와 녹색 의제를 위한 국제 무대를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덴마크는 이를 통해 지식 공유와 네트워킹을 촉구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어 새로운 해법을 찾고자 한다. 덴마크 경제성장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 다른 나라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덴마크는 세계 최초로 환경보호를 위한 정부 부처, 즉 환경부를 신설한 국가 중 하나다. 덴마크 정부는 1971년 환경부 신설 이후 분야를 막론하고 국가 정책 수립 시 항상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왔다. 이를 통해 덴마크는 그간 비교적 널리 퍼져 있던 `재생가능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에 대한 투자는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 `환경보호와 경제 성장은 양립할 수 없다` 등의 인식이 사실이 아님을 몸소 증명했다.

덴마크는 실제로 1980년대 에너지 소비량을 유지한 채 물 소비량은 40% 줄이면서도 경제는 70% 이상 성장했다. 1990년대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0% 이상 감축하면서도 국내총생산(GDP)은 40% 가까이 끌어올렸다. 2014년에는 풍력 발전이 국내 전기 수요의 40%를 담당했다. 2015년 7월 중 하루는 풍력으로 국내 전기 수요의 140%를 생산했다. 남은 전력은 노르웨이와 독일, 스웨덴에 수출하면서 이 분야 세계 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2000년부터는 에너지 분야 수출이 대폭 늘기 시작해 2013년에는 풍력 기술이 약 65억 유로, 물 기술이 20억 유로, 청정 공기 기술이 12억유로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출이 3배 가까이 늘며 2014년에는 전체 수출의 12%를 관련 산업이 차지했다.

점차 세계 시장에서 친환경 기술과 제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덴마크 기업 경쟁력도 상승했다. 풍력업체 베스타스(Vestas)와 고효율 펌프업체 그런포스(Grundfos), 컨테이너 선사 머스크(Maersk)는 현재 각 분야 선두 기업이다.

이처럼 덴마크는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서는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면적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국가 덴마크는 녹색성장을 추구함으로써 40년이 넘는 경제성장 원동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는 정부가 잇달아 교체되면서도 흔들리지 않은 친환경 정책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덴마크는 녹색경제 전환이 경제성장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과감한 에너지 정책을 펼쳐 왔다. 그 예로 덴마크는 2050년까지 화석연료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비즈니스 환경 유지, 에너지 비용 삭감 등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장기목표를 이루기 위해 2020년까지 풍력발전으로 전기 수요 50% 충족, 1990년대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 40% 감축 등을 추진 중이다.

이 모든 것은 한국과 어떤 상관이 있을까. 한국은 그간 국제사회에서 패스트무버(fast mover)이자 기술 강국임을 수차례 증명해왔다. 한국이 덴마크와 마찬가지로 기후변화 대응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해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지금, 덴마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 파트너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녹색성장 퍼스트무버(first mover) 덴마크와 패스트무버 한국은 2011년 세계 최초의 녹색 가치 동맹인 녹색성장동맹(GGA)을 체결했다. 양국은 동맹 관계를 발전해 오며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현을 위한 정치·경제·기술 분야 패러다임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양국 정부는 올해로 6년째 연례 고위급 회담을 개최해 오고 있다. 회담 중에는 기업과 연구기관 등 여러 이해당사자 간 녹색 해운, 재생가능 에너지, 기후변화 연구 등 다양한 주제로 세션이 진행된다. 제6차 녹색성장동맹회의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라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2012년~2014년 한국 송도에 본부를 둔 녹색기후기금(GCF) 초대 의장을 역임했다. 지난해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한국-덴마크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녹색성장 동맹 협력을 공고히 할 것에 합의했다. 박 대통령과 라스무센 총리는 저탄소 및 에너지 효율성 정책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기후변화 대처에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오늘날 국제 사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자원 고갈, 물 부족이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환경 파괴 영향은 국경이나 현재 시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녹색성장은 더 이상 일부 국가만 추구 가능한 `사치(luxury)`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녹색경제 전환은 모든 국가의 기후변화에 대한 필수 대응책이자 미래 경제 성장을 끌어낼 원동력이다.

토마스리만 주한덴마크 대사 tholeh@um.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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