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알고리즘·패키징 자체 개발은 세계 유일"…핵심 기술 확보로 날개 단 크루셜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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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셜텍 지문인식 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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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인식IC를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제공: 크루셜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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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셜텍의 지문인식 반도체칩(IC) 상용화는 급성장하고 있는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타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지문인식은 2012년 스마트폰과 만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애플이 아이폰에 처음 상용화한 이후 필수 기능으로 자리매김하며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전 세계 판매된 지문인식 IC는 약 7300억원 규모에 달했다.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적용됐던 지문인식 기능이 중·저가폰으로 확대되고 있어 올해는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이 확실시된다.

크루셜텍은 이런 상황에서 지문인식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을 이번에 모두 확보했다. 패키징에 이어 알고리즘과 반도체칩까지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들 기술은 지문인식을 구현하는 데 핵심이다. 지문인식 기능의 원활한 동작을 위해서는 지문을 센싱하는 IC와 데이터를 해석하는 알고리즘, IC·알고리즘 동작과 하나로 동작하게 하는 패키징이 뒷받침돼야 한다.

크루셜텍은 그동안 패키징 분야에서 강했다. IC와 알고리즘은 외부에서 공급 받았다. 스웨덴 핑거프린트카드(FPC)가 IC 및 알고리즘 분야 핵심 파트너다. FPC도 크루셜텍과 협력으로 업계 1위가 됐다. 초기 지문인식 시장에서는 협력으로 대처가 가능했다. 하지만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주문이 다양해졌고, 대처도 빨라야 했다. 크루셜텍이 자체 IC와 알고리즘 개발에 나선 이유다.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는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지문인식 시장이 변화하면서 다양한 수요에 대처할 수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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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준 크루셜텍 대표

시장 확대로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자체 개발을 가속화했다. 시장 잠재력이 확인되면서 FPC, 어센텍, 시냅틱스 외 구딕스, 아이덱스, 퀄컴 등이 지문인식 IC 시장에 가세했다. 중국 전자부품 업체 오필름은 크루셜텍 사업 영역이던 모듈 시장에 진출, 저가 공세를 폈다. 크루셜텍만의 차별화된 기술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크루셜텍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 4년 전부터 400억원을 투자해 핵심기술 개발에 나서 이번에 완성했다.

크루셜텍의 지문인식 IC 개발은 업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원가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IC가 지문인식모듈 값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모듈이 5달러라면 IC는 3달러 이상이란 얘기다. 크루셜텍은 자체 개발 IC로 외부 조달 제품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FPC, 시냅틱스 같이 IC를 다른 지문인식모듈 제조사에 공급하는 것도 가능해 매출 확대도 동시 엿볼 수 있다. IC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이 높은 품목이다.

여기에 고객 대응력 향상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대도 기대된다. 성능, 원가, 스펙 등의 이유로 IC 다원화를 요구하는 고객사에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해져 사업 기회를 더 엿볼 수 있다.

안 대표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장지배력 및 경쟁력 강화를 기대한다”며 “IC 사업은 자회사인 캔버스바이오에서 추진해 2017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발생시키겠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총 6개의 자체 개발 IC를 출시할 계획이다. 2017년 세계 지문인식 IC 시장에서 20%를 점유하는 것이 캔버스바이오의 목표다.

안 대표는 캔버스바이오가 자회사이긴 하지만 독점적 공급 관계가 아닌 독립회사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IC 선택은 고객사가 하는 것”이라며 “기존 최대 IC 협력사인 FPC와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도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크루셜텍은 2013년 말 지문인식모듈을 첫 공급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16개 스마트폰 제조사 57개 제품에 납품했다. 그 결과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2014년 73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600억원으로, 영업이익도 2014년 손실에서 14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 1분기에는 매출 800억원, 영업이익 4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안 대표는 “앞으로는 지문인식 모듈을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스마트폰 글라스 밑에 모듈을 탑재해 별도 홈키가 필요 없는 제품은 물론이고 포스터치가 통합된 제품, 디스플레이 전체에서 터치와 지문인식을 인식할 수 있는 제품 등을 상용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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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