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60캠`은 LG전자가 G5와 함께 선보인 가상현실(VR) 카메라다. VR 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가장 잘 팔리는 `프렌즈`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두께가 25㎜에 불과하고 크기도 립스틱보다 조금 큰 수준이어서 휴대성이 강조됐다. G5 외에 다른 스마트폰과도 연동된다.
이 제품 출시로 LG이노텍이 역량을 집중한 초광각, 초경량, 초소형 카메라모듈 기술이 빛을 봤다. 스마트카, 스마트 헬멧, 드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한 선행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LG이노텍이 360캠용으로 개발한 카메라모듈은 화각이 206도에 이른다. 이 회사가 양산하는 모듈 중 최대 화각이다. 사람 눈의 시야각은 120도 수준이다. 이 모듈 두 개를 앞뒤로 붙여 촬영한 영상을 합성하면 360도 영상을 얻는다. 모듈 하드웨어(HW) 기술은 LG이노텍이, 영상 합성·보정 기술은 LG전자가 주도해 개발했다.
초광각을 구현하기 위해 렌즈 소재부터 전면 재검토했다. 모바일 카메라모듈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출 렌즈 대신 글라스(유리) 렌즈를 채택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플라스틱 렌즈로는 이 정도 화각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글라스 렌즈는 굴절률이 높아 얇은 두께로도 넓은 화각을 얻을 수 있다.
김창현 LG이노텍 카메라모듈개발팀장(수석연구원)은 “모든 팀원이 수 차례 논의를 거듭한 결과 360도 촬영을 위해서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약 1년의 촉박한 기간 동안 렌즈 구성과 재질, 디자인을 전면 재설계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360캠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것에 더해 선행 기술을 확보하고 검증하는 성과도 거뒀다. 초광각 카메라를 초소형, 초경량으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360캠 무게는 76.7그람(g)으로, 경쟁 제품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제품 무게 대부분을 카메라모듈이 차지한다. 카메라모듈은 스마트카, 드론에서 `눈`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센서로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초광각 카메라모듈은 한 번에 넓은 범위를 모니터링·촬영할 수 있고 작고 가벼워 어디에든 쉽게 장착할 수 있다”며 “스마트카, 스마트 헬멧, 드론 등으로 적용 가능 분야가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6도 카메라모듈을 양산할 수 있는 최적 장비도 새로 개발했다.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가 없는 고정초점형 모듈이어서 생산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정초점형 모듈은 초반 공정에서 초점 범위가 고정된다. 렌즈 결합 과정에서 선명한 초점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안종필 LG이노텍 책임연구원은 “미세한 오차나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만으로도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카메라모듈은 전자부품 중에서도 매우 정밀한 작업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