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규모나 기업 역량으로 보면 내년 상장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습니다. 기업공개(IPO)는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로 직행합니다.”
황세준 네덱 대표는 내년에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에 상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탈 플랫폼 전문회사` 네덱은 1985년 설립돼 지난해 2185억원 매출을 올린 중견 부품사다. 알루미늄과 금속 다이캐스트, 가공, 도장 등 정밀 가공으로 시작해 부품까지 만들어 왔다. 전자, 자동차 시장에서 세계적인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52억원, 이익률은 20.7%에 이른다. 고객사 삼성전기 모터 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1.5세 경영인`이다. `2세`라고 하기에는 회사에 머무른 시간이 길다. 1993년 대일정공 시절 신입직원으로 시작했다. 아버지 황능웅 회장이 서울 성수동에서 회사를 차렸을 때 회사에 딸린 집에서 자랐다. 2010년 네덱, 2012년 코덱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경영 일선에 나섰다.
황 대표는 `철의 남자`이기도 하다. 네덱은 `메탈 플랫폼 기업`이다. 다이캐스팅, 정밀 가공, 금형 설계, 부품 양산 등 금속 가공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일괄 수행할 수 있다. 단순 제조를 넘어 고객사 요구에 A부터 Z까지 대응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추구한다.
대표도 `메탈 마니아`다. 젊은 시절 록과 헤비메탈에 심취했다. 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했다. 본사 회의실에는 `딥퍼플` 같은 밴드 이름을 붙였다. 지금도 사내 동호회에서 직원들과 음악으로 어울린다. 말쑥한 정장으로 덮었지만 속엔 열정이 가득하다.
회사의 각 사업부를 향한 애정이 골고루 뜨겁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골격인 베이스 플레이트는 성장을 견인해 온 버팀목이다. 씨게이트에 공급한다. 오랜 금속 가공 노하우는 최근 스마트폰 디자인 주류로 자리 잡은 메탈 케이스로도 활용한다.
펌프 하우징, ECU 하우징, 실린더 헤드, 스로틀 보디 같은 자동차용 금속 부품은 콘티넨탈·마그나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채택했다. 요즘에는 지난해 삼성전기로부터 인수한 유체베어링(FDB) 모터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기울이고 있다. 대기업도 포기한 사업 아니냐는 물음에 황 대표는 정색했다.
그는 “모터 사업은 삼성전기에 남아 있는 것보다 우리처럼 일괄 생산 능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가져가는 게 효율과 속도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면서 “HDD뿐만 아니라 드론, 자동차의 정밀 제어 부품으로 성장성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FDB 모터는 세계적으로도 극소수 기업만 보유한 고도의 기술이다. 이 기술만은 해외로 유출되면 안 된다”면서 “대한민국의 회사가 이 기술을 살려서 미래 산업에 전략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