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업체 디엔에프(대표 김명운)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봉지재 전구체(Precursor)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봉지재는 OLED를 감싸 수분, 산소, 열 등이 닿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디엔에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실리카(SiO2) 전구체는 OLED에 무기 박막 봉지재를 증착시키는데 쓰인다.
디엔에프 주력 제품은 더블패터닝 기술(DPT) 재료, D램 캐패시터 유전막용 하이-k 재료, 헥사클로로디실란(HCDS) 등이다. 세 제품은 반도체 화학기상증착(CVD), 원자기상증착(ALD)에 사용되는 전구체다. 전구체는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재료 물질로, 목표 물질을 증착시키는 용도로 쓰인다. 세 가지 제품은 지난해 매출 715억원의 88%를 차지했다.
디엔에프 관계자는 “공정 미세화에 따른 재료 전환 시기에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면서 “반도체 공정 전환과 18나노 D램 생산 확대 등 앞으로 사용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20나노 D램을 본격 양산한 2014년에 디엔에프 매출은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다.
DPT 재료는 30㎚ 이하 미세 패턴을 그리는데 사용되는 물질이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없이 30㎚ 이하 반도체 배선폭을 구현하려면 패턴을 여러 번 새겨야 한다. 패턴을 두 번 새기는데 쓰이는 DPT 재료는 반도체 집적 속도와 장비 기술 간 불균형 때문에 수요가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10나노급 D램 양산에 사중 패터닝 기술(QPT)을 사용했다. 노광 공정 과정에서 빛을 네 번 쬐여 패턴을 새겼다는 얘기다. 디엔에프 DPT 재료는 QDT에도 적용된다. 디엔에프는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DPT 재료를 삼성전자에 양산 공급했다.
하이-k 전구체는 D램 캐패시터 유전막을 만드는데 쓰인다. k는 유전율을 일컬으며, 하이-k는 유전율이 다소 높은 물질을 말한다. 2013년 하반기부터 이 제품의 매출이 발생했다.
HCDS는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서 절연 소재로 사용된다. V낸드 플래시 층간 절연재 등 절연이 필요한 곳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2013년 하반기부터 양산 공급됐다.
디엔에프는 지난달 115억원을 들여 본사가 있는 대전에 7300여평 규모의 부지를 새로 매입했다. 이르면 올해 말 신제품 생산 공장을 착공한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