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챔버 내 유해가스 완벽 제거”

SK하이닉스가 웨이퍼 공정장비 챔버 세정을 맡는 작업자 안전보건을 위한 혁신 설비를 도입했다. 작업 방식의 구조적 개선으로 세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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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웨이퍼가 가공되는 챔버

3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각 공정장비에 고정챔버배기시스템(FCE:Fixed Chamber Exhaust System)을 설치하고 있다. 300개 이상 챔버에 탑재를 마쳤다. 자체 조사결과 이른바 가스 찌꺼기라고 할 수 있는 흄(Fume) 미립자 배출이 거의 없고 작업 시간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추후 전체 공정 장비에 이 설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챔버(chamber)는 각 공정 장비마다 탑재돼 있는 웨이퍼 가공 공간을 의미한다. 웨이퍼가 삽입되면 챔버 속은 진공 상태가 된다. 그 속에서 각종 특수가스를 활용해 박막을 씌우거나 패턴에 맞춰 박막을 깎아낸다. 웨이퍼 이송 등이 모두 자동화돼 있어 사람이 챔버나 웨이퍼를 만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예방보수(PM:Preventive Maintenance) 작업에는 사람이 투입돼야 한다. 챔버 내 남아 있는 가스 찌꺼기(흄)를 제거해 기기 오동작을 막고 공정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PM의 목적이다.

아무런 장치 없이 챔버를 열면 흄이 방출될 수 있다. 취사를 마친 밥솥을 열었을 때 속에 있던 수증기가 외부로 확산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반도체 업계는 흄 방출에 대비해 PM이 필요한 장비 챔버는 별도 서비스 영역에 설치해둔다. 아울러 PM 작업을 하기 전 흄을 빨아들이는 이동식 배기시스템을 개방된 챔버 위로 갖다 놓는다. 한 동안 시간이 흐른 뒤 작업자는 방독면 등 각종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PM 작업을 실시한다.

SK하이닉스가 최근 도입한 FCE는 이름 그대로 이동식이 아닌 고정식이다. 챔버 아래쪽에 에어 펌프를 탑재, 챔버 속 흄을 빨아들이는 작동 구조를 갖고 있다. FCE 동작 만으로도 개방된 챔버 위로 흄이 방출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SK하이닉스 조사 결과 최대 96% 흄 배출 방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장점을 확인한 뒤 최근 `공정 혁신 활동`으로 FCE 설비 도입 사례를 경영진에 발표해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PM 작업시에도 안전을 위한 갖가지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새 설비는 `보다 안전하고 생산성도 높인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FCE는 이동식 배기시스템 대비 전기 사용량이 적다. 설치와 흄을 빨아들이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크게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PM 작업으로 인해 장비가 노는 시간이 크게 감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PM 작업으로 인한 생산성 하락 효과를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국내 중소기업인 엑셀시오가 공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엑셀시오는 이 설비와 작동원리에 관한 글로벌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다. 엑셀시오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 사항은 일절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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