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 한국 직진출, 내년 한국법인 상장 추진. 한국 현지인력 대규모 영입 시작

알리페이가 한국 직진출을 위해 국내 카드사와 밴(VAN), 정보기술(IT) 기업 분야의 인력 스카우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알리페이 위탁을 받은 헤드헌팅사는 채용 조건 설명에서 “알리페이코리아가 내년에 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제안했다. 한국 시장 직진출은 물론 국내 증시 상장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리페이는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을 통해 국내 지불결제 등 사업개발 관리자 영입 작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비자, 마스터, 비씨카드 등 현직 인력 다수에게 채용 제안서를 보내는 등 전문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헤드헌팅사는 알리페이가 내년 상장(IPO)을 준비하고 있으며, 별도의 스톡옵션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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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채용 제안서를 받은 카드사 직원은 “IPO 상장 계획과 스톡옵션 제공 여부를 직접 메일로 작성해 보내 왔다”면서 “(이직 제안을 받은) 상당수가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알리페이가 한국 시장 직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명의의 채용 제안서는 `해외 영업·서비스 부문 등에서 업무를 함께할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 공고`로 시작된다.

요건은 △주요 은행, 금융기관, 소셜커머스, 밴(VAN), 백화점, 면세점, 통신사업자, 매매업자 부문의 5년 이상 직판 경험 △거래 관련 기술과 경쟁력을 갖춘 판매회사 및 재판매업자 사업 환경에 대한 이해 △한국 상업 체계에 대한 뛰어난 이해 △한국에서 영업, 사업 개발 성과를 낸 경험 △현지 시장에서 믿을 만한 사업 개발 경험(카드업과 지급결제 산업)과 사업 성장, 이윤 창출 성공을 이끈 경험 △스타트업, 벤처, 서비스 제공자, 다국적 기업, 사업 개발 경험자, 현지와 국내 신용카드사 경험 가점 등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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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업무도 상당히 광범위하고 까다롭다. 총 13개 항목에 이르는 가운데 △주요 상업은행, 금융기관 소셜커머스, 백화점 등에 금융 관련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급결제, 밴, 금융광고, 은행업과 협력해 업무 진행 △사업 기회와 위협 사항에 기초한 사업 계획, 실행 계획 등을 포함한 경쟁력 있는 전략 마련 △온·오플인연계(O2O)와 같은 신규 상품 시장뿐만 아니라 전통의 지급결제 방식의 전문성 등을 내세웠다.

업계는 특히 알리페이의 한국 인력 스카우트와 함께 IPO 상장 계획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직진출과 사업 확대는 물론 IPO 등 공격 전략의 그림까지 그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한국 사업 강화를 위해 국내 대기업과 금융사에 합작법인 설립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 등이 협력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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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알리페이 법무 관계자는 “한국 상장 계획 여부에 대해 본사로부터 확인된 바 없다”면서 “사무소 형태로 있는 알리페이코리아 상장 가능성은 희박하고, 본사의 중국 상장과 맞물려 추진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세부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도 알리페이 합작법인 가능성과 상장 가능성이 일부 제기됐다. 다만 현재 사무소 형태인 알리페이코리아의 상장은 불가능에 가깝다. 해외 기업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려면 코스닥시장은 일반기업 상장 절차와 유사하다. 회사 설립 후 3년이 경과해야 하며, 자기자본이 30억원 이상이어야 하는 등 조건을 따라야 한다. 이 밖에 거래소와 사전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회계법인 선정 요건 등 부가 사항이 있는 등 국내 기업에 비해 절차가 까다롭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알리페이가 어떤 형태로 국내 증시에 상장하려는지가 우선 명확해야 한다”면서 “한국 법인을 만들어 상장한다면 국내 기업과 동일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설립 후 3년이 지나야 하는 등 당장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알리페이가 직접 들어오든지 해외 법인을 묶어서 국내 증시를 노크한다면 해외 기업 상장이 돼 시기는 길게 잡아도 1년 이내로 앞당겨지게 된다”면서 “거래소 입장에서도 초대형 해외 기업의 국내 증시 첫 상장이 되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요청이 온다면 적극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표] 알리페이 채용 제안서 내용

알리페이 한국 직진출, 내년 한국법인 상장 추진. 한국 현지인력 대규모 영입 시작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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