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고화질(UHD) 방송 기술·제품 수출이 늘고 있다. 내년 지상파 UHD방송 시대 개막을 앞두고 선제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이 주효했다.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는 올해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방송장비 박람회(NAB 2016)` 참가업체 수출 상담액과 계약금액이 2억3000만달러 수준이라고 24일 밝혔다. 한국관을 구성해 국산 방송기술을 선보인 12개사는 1억7000만달러 규모 상담·계약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NAB 참가기업 실적 5000만달러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개별부스를 차려 행사에 참가한 기업도 7000만달러 이상 성과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티브로직 등 기업이 성과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NAB 참가 이후 제품공급 계약 등 실적을 보태면 성과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분야별로 UHD 기술에 해외 바이어 관심이 모아졌다. 상담·계약액 기준 상위업체는 디에스브로드캐스트·인텍디지탈·카이미디어·오리온·픽스트리 등이다. UHD 인코더·셋톱박스·모니터·카메라 모듈 등이 주요 제품이다. 플렉서블 LED조명기기·360도 카메라 등 신기술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360도 카메라를 선보인 이에스엠연구소는 80건 가까운 상담 건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보였다.
업계는 내년 시작되는 UHD 지상파 방송을 앞두고 방송장비 업체가 선제적으로 R&D에 투자한 성과가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상파3사가 국내 중소기업과 협업하며 UHD 송출·편집 신기술 개발에 투자한 것도 한 몫을 했다.
국내 방송장비업체가 개발한 UHD 기술은 미국 지상파 UHD 표준인 ATSC 3.0에 기반을 뒀다. 우리나라와 북미시장을 공략하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의미다. 국내 한 UHD인코더 개발업체 관계자는 “UHD 방송 표준을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내기업이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며 “북미 뿐 아니라 유럽시장에 맞춘 UHD 기술도 함께 개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NAB처럼 글로벌 전시행사 이전에 온라인을 통한 사전 마케팅 효과도 누렸다. 국산 방송장비 업체는 방송장비정보시스템(KOBES)을 통해 제품을 먼저 공개했다. 해외 바이어가 온라인으로 방송장비와 기술을 확인하고 전시회 현장에서 계약을 체결하도록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 전략을 세운 셈이다. KOBES 운영을 시작한지 5년 만에 누적 방문객 14만명을 돌파했다. 미국 방문객이 해외 방문 비중 가운데 가장 높은 것(22%)으로 조사됐다.
이한범 방송기술산업협회 부회장은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국산 장비 구축사례(레퍼런스)를 확보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일본·중국 등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방송 시스템 등 핵심 분야에 투자해 기술력을 높여야한다”고 덧붙였다.
NAB 이후 주요 방송장비 업체 실적
자료 :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