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게임 시장 1위 텐센트가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으로 유명한 핀란드 모바일 게임업체 슈퍼셀 사냥에 나섰다. 게임 매출이 연간 10조원이 넘는 텐센트는 상대적으로 모바일 게임 부문이 취약, 슈퍼셀 인수를 추진한다. 텐센트 외에 알리바바도 슈퍼셀 인수에 관심 있는 등 슈퍼셀 구애가 뜨겁다. 키를 쥐고 있는 건 슈퍼셀 지분 73%를 가지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텐센트가 슈퍼셀을 인수하기 위해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다. 인수 금액도 공개되지 않았다. 소프트뱅크는 슈퍼셀 대주주다. 2013년 15억3000만달러를 주고 슈퍼셀 지분 51%를 매입했다. 지난해 이 지분을 73%로 끌어올렸다.
2010년 설립된 슈퍼셀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기업 문화`로 유명하다. 헬싱키 공대 출신 일카 파나넨 최고경영자(CEO)가 개발자 5명과 함께 설립했다. 2011년 `건샤인(Gunshine)`이라는 게임을 내놨지만 히트하지 못했다. 이어 2012년 여름 내놓은 `헤이 데이(Hay Day)`와 `클래시 오브 클랜`이 연달아 히트하며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 강자로 부상했다. 작년에 21억유로(2조8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8억유로(약 1조1000억원)나 된다.
`헤이 데이` `클래시 오브 클랜` 외에 `붐 비치(Boom Beach)`와 `클래시 로얄(Clash Royale)`이라는 모바일 게임도 내놨다. 가장 최근 출시한 게임은 지난 3월 선보인 `클래시 로얄`이다. 3월 한달에만 8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4개 모바일 게임 모두 무료다.
슈퍼셀 가치는 50억달러가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슈퍼셀을 손에 넣기 위해 최근 텐센트는 마틴 라우 사장과 제임스 미첼 최고전략임원이 헬싱키로 날아갔다. 파나넨 CEO를 만나 “인수를 도와달라”고 설득했다. 슈퍼셀 내부적으로 자율성을 침해당할까 텐센트 인수를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파나넨 CEO 역시 텐센트 인수에 부정적이다.
슈퍼셀을 노리는 건 텐센트뿐만이 아니다. 알리바바그룹과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 자이언트도 지난 가을 컨소시엄을 이뤄 슈퍼셀과 접촉, 인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여전히 알리바바는 슈퍼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와 관계가 돈독하다.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최대 주주다. 알리바바 창업자 잭 마는 소프트뱅크 이사다. 이런 관계여서 소프트뱅크가 누구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다.
텐센트는 전체 게임 매출에서 모바일 게임 비중이 37.6%다. 상대적으로 모바일 부문이 저조하다. 슈퍼셀 인수에 나선 이유다. 게임전문 리서치회사 뉴주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올해 처음으로 PC와 콘솔 게임 시장 규모를 추월할 전망이다. 텐센트가 슈퍼셀과 합쳐지면 모바일과 PC 게임을 넘나드는 강자로 군림할 수 있다. 앞서 텐센트는 모바일 게임 분야를 보강하기 위해 몇 개 모바일 게임 회사 지분을 사들인 바 있다. `글루 모바일`은 14.6% 지분을, 또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만든 `라이어트 게임` 지분도 갖고 있다. 작년 2월에는 첫 유럽 투자로 미니클립(Miniclip) 지분도 매입했다. `인수 잔치`를 위해 텐센트는 은행 대출로만 40억달러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셀 개요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