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개발사가 일본 원작 텍스트 게임을 스마트폰용으로 리메이크, 일본 시장을 재공략한다.
아이플레이(대표 박정원)는 신작 `구원의 반 재림조(이하 구원의 반)`를 다음 달 일본에서 서비스한다.
`구원의 반`은 비주얼 노벨 장르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처럼 유저가 게임 속 주인공이 돼 직접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게임이다. `비주얼 노벨`(Visual Novel)은 마치 소설처럼 텍스트(Text) 비중이 높고, 여기에 이미지와 음악을 곁들여 만든 게임을 말한다.
`구원의 반`은 과거 일본에서 `구온 노 기즈나(영원한 인연)`라는 이름으로 발매돼 20만장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린 명작이다.
아이플레이는 지난해 일본 원작사 자우스(XUSE)와 리메이크 및 글로벌 출시 계약을 맺고 이달 초 개발을 완료했다. 지난 5일 국내에 출시, 구글플레이 신규 인기게임 순위 6위에 올랐다.
`구원의 반`은 약 1000년의 시간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사랑 이야기가 메인 콘셉트다. 일본 헤이안 시대부터 현재까지 시대를 관통하며 진행된다. 시대 배경 외에 아시아 전반(일본, 중국, 한국 등)을 무대로 하고 있다.
특히 용량 1.2기가로 숨겨진 엔딩이 풍부하고, 다양한 스토리 선택이 가능하다. 비디오 게임에 버금가는 최대 500시간 이상의 플레이 시간을 갖추고 있다.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A급 일본 성우를 섭외, 게임 속 목소리를 넣었다.
일본 게임 마니아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구온 노 기즈나`가 모바일 게임으로 나온다는 소식이 화제다. 일본 출시 전부터 트위터 등을 통해 `명작의 귀환`이라며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2015년 기준 비주얼 노벨을 포함해 일본 연애 시뮬레이션 등 에로게임 시장 규모는 450억~500억엔(약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약 10% 성장했다. 비중 또한 일본 전체 게임시장에서 10%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은 규모다.
일본 비주얼 노벨 시장은 주이용 플랫폼인 콘솔과 패키지 시장 침체로 2012년까지 하락세였다. 최근 스마트폰의 비주얼 기능 강화와 스팀 서비스 등장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과거에는 에로물(성인 서비스) 비중이 높았지만 현재는 전 연령층 타깃 게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에 국내 시장은 전체 게임 시장에서 2~3%의 미미한 수준이다. 아이플레이가 비주얼 노벨 전문 개발사를 표방, 일본 등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이유다.
아이플레이는 `구원의 반` 이외에 `프린세스 에반젤 W 해피니스` 등 다양한 비주얼 노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보다는 작지만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시장이자 비주얼 노벨 인기도 높은 대만과 미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박정원 아이플레이 사장은 “스마트폰 등장 이후 급변해 온 게임 시장도 이제는 한계에 다달은 상황이다. 틈새시장 개척과 해외 시장의 적극 진출 없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 어렵다”면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비주얼 노벨 게임을 만드는 전문 개발사로 자리 잡겠다”고 밝혔다.
한편 원작 `구온 노 기즈나`는 일본 포그(FOG)사가 텍스트 게임으로 1998년에 출시했다. 이후 드림캐스트용 `구원의 반 재림조`란 제목으로 업그레이드됐고, 2011년에는 자우스가 일반용 버전 `구원의 반 재림조 풀보이스판`을 발매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