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설비 설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5월 현재 지난해 설치량 746㎿를 넘어 804㎿가 새로 설치됐다. 생명보험사 등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투자처에서 수천억원 규모 펀드를 꾸려 태양광발전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등 `돈 되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23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5월 현재 국내 태양광발전설비용량은 3341㎿를 기록했다. 지난해 2537㎿보다 804㎿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새로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용량 746㎿를 5개월 만에 추월한 기록이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에 태양광발전설비가 보급된 이래 가장 많은 설비가 들어선 해다. 연간 태양광발전설비 설치 기록을 갱신한데 이어 첫 기가와트(GW·1000㎿) 돌파 8부 능선을 넘었다.
태양광 보급이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태양광발전사업이 돈 되는 사업이라고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태양광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이 REC당 10만원 수준으로 안정됐고 설비투자비도 낮아져 투자비 회수 기간이 4~5년 정도로 줄었다는 분석이다. 적어도 10~15년 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6년차부터는 사업자 순이익이 대폭 늘어난다. REC 가격 인상과 태양광-비태양광 REC시장 통합 영향으로 지난해 지었던 태양광발전소가 상반기에 대거 완공신고를 한 것도 설비량 확대에 기여했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연구원은 “태양광발전사업의 투자적 강점이 저금리 기조 상황에 맞물려 대체 투자상품으로 각광받는다”며 “한수원 등 발전사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의무량이 늘어 REC 매입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도 태양광발전설비 보급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발전사 직접 투자도, REC 구매량도 늘기 때문에 태양광발전사업이 활성화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국내 여건상 태양광만큼 접근하기 쉬운 신재생에너지원이 없다는 점도 태양광 보급 확대 요인이다.
태양광업체 한 관계자는 “요즘 생명보험사와 자산운영사 등 투자사 대부분이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대규모 태양광펀드를 구성하고 있다”며 “과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대여섯 곳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교보생명, 흥국생명, KB자산운영, 한화자산운영 등 투자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투자사가 늘어난 덕분에 수십㎿ 규모 대형 태양광발전프로젝트 추진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이런 계약이 구체화되면서 태양광발전설비 보급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량 추이(자료:한국전력거래소)>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