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 `콤보`로 통일한다…2018년부터 단계 적용

`팔(커넥터 케이블)`이 3개 달린 우리나라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미국·유럽 `콤보(TYPE1)` 방식으로 단일화된다. 충전 인프라 구축 비용 절감 등 경제성 확보는 물론 접근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기존의 충전 방식을 쓰는 전기차 고객을 고려, 이번 단일화는 2018년부터 단계 적용한다.

Photo Image
정부가 공공시설에 구축해 운영 중인 콤보(TYPE1)·차데모(CHAdeMO)·교류3상 세가지 방식의 급속충전기.

22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가기술표준원 주최로 열린 `전기차 충전 커넥터 통일화` 업계 간담회에서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BMW코리아는 급속충전 규격을 콤보 방식으로 단일화하는 데 합의했다.

지금까지 콤보를 비롯해 일본 `차데모(CHAdeMO)`와 르노 `교류3상` 세 가지 표준 규격을 채택했지만 앞으로는 출시되는 차량·충전기 모두 콤보 방식만을 쓰게 된다. 하지만 기존의 차데모와 교류3상 방식 전기차 운전자를 고려, 일러도 2018년 이후에 단계별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국표원은 콤보 방식 단일화 시점 등에 관한 업계 의견을 최종 수렴해 조율한 후 이르면 오는 8월 전기차 제작사 간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콤보뿐만 아니라 차데모와 교류3상 모두 국제 충전 표준인 만큼 국가 표준에 차데모, 교류3상을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콤보로 단일화하자는 일종의 약속인 셈이다.

미국은 이미 콤보 방식을 충전 표준으로 채택했다. 유럽도 2019년부터 콤보 방식을 단일 규격으로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차데모 방식에서 콤보 방식 차량을 미국에 내놓고 있다. 르노는 2018년 이후 신차 모델부터는 콤보 방식 채택을 검토하고 있다.

충전 규격 단일화로 커넥터 케이블이 3개에서 1개로 줄면서 2000만원선의 급속충전기를 1500만원 안팎에 제작할 수 있다.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충전기를 구축할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충전인프라 접근이 유리해지면서 충전기 공유경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콤보 방식을 채택한 해외 유력 전기차 모델의 한국 진출도 한층 수월해진다. 하지만 차데모만을 고집하는 닛산, 토요타 등 일본 전기차 제작사와 독자 충전 방식을 고수하는 미국 테슬라 및 중국 전기차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충전 규격의 단일화는 당연한 절차”라면서 “기존의 다른 충전 방식 고객을 잘 보호한다면 급속 충전기 커넥터 케이블 규격의 단일화는 시장 활성화에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충전인프라 업계는 2018년까지 공공시설물에 당초 계획대로 콤보, 차데모, 교류3상 규격 급속충전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