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먹거리 찾아 `언더뱅크`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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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가 해외 언더뱅크 시장 진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언더뱅크는 금융시스템이 선진화되지 않았지만, 인구와 경제력 등 기회요인이 많은 저개발국가를 의미한다.

과거 해외 진출이 국내 기업과 교포를 상대로 한 반쪽 진출과는 달리, 국내 금융 플랫폼을 해외에 `전이`하는 수출형 해외 진출이 두드러진다. 박근혜 대통령 이란, 멕시코 순방과 맞물려 기업금융 진출 등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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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은 인도 중앙은행으로부터 아메다바드와 랑가레디 영업점 2곳 신규 인가를 획득했다. 인도 금융당국이 외국계 은행에 지점 설립 인가를 연 10개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점 2개 인가는 이례적이다. 신한은행은 인도에 6개 점포를 보유하게 됐다.

신한은행은 또 지난달 국내 은행 최초로 미얀마에서 현지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하는 등 동남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 국내 최초로 이란 사무소를 개소했다.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기업의 이란 진출길이 넓어진 가운데 우리은행은 원화결제시스템을 통해 이미 이란과 금융업무해왔다. 현재 727개 이란 수출입업체와 거래 중으로 지난해 수출입실적 35억달러를 시현했다. 올해 상반기에 필리핀 저축은행 인수도 마무리한다.

24개국 131개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KEB하나은행은 올해 안에 9곳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멕시코와 인도 구르가온 지점 등 성장 지역에 우선 진출을 추진 중이며 인도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금융) 사업을 하고 필리핀에선 저축은행 설립을 검토하는 등 수익구조도 다변화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를 올해 안에 지점으로 격상하고 인도 뭄바이에 있던 사무소를 구루가온으로 옮겨 지점으로 개편한다.

은행권에 이어 카드업계도 레드오션화된 내수를 벗어나 속속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마케팅 노하우를 몽골에 수출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할부금융, 소액대출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7월 카자흐스탄 알마틴에서 단독으로 해외법인 `신한파이낸스`를 개소, 할부금융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살림그룹과 합작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도 설립했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미얀마 결제 네트워크 제공 기업 MPU(Myanmar Payment Union)와 미얀마 카드 프로세스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비씨카드도 인도네시아 만디리 은행과 공동 법인을 설립하고 토종 프로세싱 기술을 현지에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미뜨라 뜨란작시 인도네시아` 구성을 완료했다.

우리카드도 최근 이사회에서 미얀마 소액 대출 시장 진출을 의결, 해외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 안에 미얀마 금융당국 마이크로파이낸스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현지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향후 할부리스, 카드사업으로 영업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캄보디아, 라오스, 카자흐스탄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이 이처럼 신흥 시장으로 활발하게 진출하는 이유는 국내 영업 환경이 레드오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인터넷전문은행 등 새로운 경쟁자까지 출현하면서 해외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해외법인이나 사무소에서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5억7210만달러로 은행권 전체 당기순이익의 19.3%를 차지했다. 이젠 해외에서 얻는 이익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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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은행 해외 현지화를 돕기 위해 `해외점포 현지화 평가제도`를 전면 개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해외진출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올해 상반기에 현지 인허가 및 영업 애로사항 등 의견을 수렴하고 현지 감독당국과 콘퍼런스콜 등 밀착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은행 해외점포 현황 (단위:개 / 자료:금융감독원)>

국내은행 해외점포 현황  (단위:개 / 자료:금융감독원)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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