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옛 디디콰이디)에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한다고 로이터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디디추싱은 중국에서 우버의 라이벌로 이용자는 3억명이다. 400개 이상 도시에서 하루 평균 1100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260억달러(약 30조5000억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디디가 구축한 사업과 탁월한 리더십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중국 시장 이해도를 높이고 향후 협력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디디추싱은 애플의 이번 투자가 지금까지 받은 단일 투자 금액으로는 최대라고 밝혔다.
진 리우 디디추싱 최고경영자는 “4월 20일 애플 본사에서 팀 쿡을 만났으며 `빛의 속도`로 협력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리우 CEO는 소문으로 돌았던 양사 무인자율주행차 논의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디디추싱은 작년 2월 텐센트가 설립한 `디디다처`와 알리바바가 만든 `콰이디다처`가 합병해 설립된 기업이다. 애플이 거액을 투자하면서 `애플·알리바바·텐센트` 연합군이 만들어졌다. 애플은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이어 디디추싱 3대 주주로 등극한다.
디디추싱의 투자 유치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우버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디디추싱는 최근 우버 차이나를 꺾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쳐왔다. 더불어 디디추싱은 최근 우버의 아시아 진출 행보를 압박하기 위해 타국 택시앱과 연합체도 구축했다. 말레이시아 그랩택시(Grab Taxi), 인도 올라(Ola), 미국 리프트(Lyft) 등에 투자했다.
애플이 교통서비스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의 중국 기업 투자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애플은 자사 제2의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한 아이폰 판매를 끌어올리려고 애쓰고 있다. 또 디디추싱과 함께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디디추싱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자율주행차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애플은 중국과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에서 최근 회계 분기에 매출이 125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8억달러로 28% 줄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