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덕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이 다음 달 3일 3년 임기를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관피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10대 회장에 취임했지만, 뚝심있는 근성과 온화한 성품으로 굵직한 카드시장 과제들을 해결해 재평가받고 있다.
카드업계 숙원이던 네거티브제 전환을 일궈냈고, IC카드 전환 등 현안을 시장과 소통하며 해결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협회장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김 회장의 첫 작품은 업계 숙원인 `네거티브 전환`이다.
카드업계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업무 범위를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비카드·카드 부수업무 네거티브가 됨에 따라 여신금융사가 보유한 인력·자산, 설비를 활용해 수익다변화 기회를 창출했다.
외국환 업무 범위도 확대했다. 관직 경험을 살려 금융당국과 지속적인 소통으로 이룬 성과물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외국환 업무범위를 기존 열거식에서 `원칙허용, 예외금지 방식(포괄식)`으로 전환하는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외화표시 매출채권 매매·관리업무(펙토링), 외화표시 지급보증 업무가 가능해졌다. 매출채권을 보유한 기업 또는 해외 진출 기업의 자금융통 어려움 해소와 금융부담 감소에 기여하는 등 협회장으로서 시장 생태계를 바꾸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 하나 주된 성과는 자율규제 기능 강화다. 금감원에서 수행하던 사후보고대상 약관을 협회에서 위탁 수행함으로써 신속한 회원사 상품약관 개정 업무 프로세스를 구현했다.
광고 자율심의제도를 도입해 여신금융업권 신뢰도 제고와 소비자 권익보호를 도모하는데 일조했다.
과거 카드사 정보유출 등 사회적 문제가 됐던 보안 강화를 위해 카드업계는 IC전환을 범정부차원에서 추진 중이다.
IC카드 실행 주체가 많다보니 중심을 잡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각 주체를 한데모아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는 데 김회장의 소통 경영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영세가맹점 IC단말기 전환기금 1000억원을 조성해 약 65만 영세가맹점 IC카드단말기 교체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개정 여전법에 대응해 IC거래 및 신용카드 정보 암호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용카드 단말기 정보보호 기술기준`을 확정하고 단말기 등록과 관리를 위한 등록제를 최초로 시행했다.
가맹점 편의를 위한 제도 개선 작업도 펼쳤다.
가맹점주와 가맹점모집인 개인정보 보호 강화와 업무효율성 증대를 위해 국내 최초로 모바일 가맹신청 서비스 제도를 도입했다.
시스템 개발 등 중복투자 방지를 통해 카드사는 비용절감 혜택을, 가맹점과 소비자는 개인정보 유출을 사전 차단하는 일석이조 대응책을 마련했다.
핀테크 등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여신금융연구소를 개소하고 여신금융연수원, 대외협력실을 신설하는 등 협회 조직 선진화에도 앞장섰다.
김근수 회장은 “카드업계에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금융당국의 사전 규제 완화에 대비해 지불결제 시장에서 카드사의 역할과 수익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부수업무 확대와 정책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