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에 생산라인 부지 조성 중…연내 투자 집행 유력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차이나스타(China Star Optoelectronics Technology)가 세계 최대 11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투자에 나선다. 중국 선전에는 11세대 라인용 부지를 조성한다. BOE가 10.5세대 투자에 돌입한 데 이어 차이나스타가 이보다 큰 11세대에 투자하면서 LCD 시장 무게중심이 빠르게 중국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 한국 패널 제조사는 긴장하는 반면에 장비업계는 `차이나 특수`를 기대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2일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차이나스타는 선전에 11세대 LCD 생산설비를 갖추기 위해 부지 조성에 나섰다. 이미 구체화한 투자 규모와 기술 방식까지 거론되는 등 연내 투자 집행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BOE가 10.5세대에 이어 차이나스타의 11세대 LCD 투자로 55인치 이상 대형 LCD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물량 공세가 예고됐다.
중국 언론은 차이나스타가 11세대 LCD 라인 구축에 77억4000만달러(약 9조217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차이나스타는 10세대급 이상 크기를 놓고 고심했으나 11세대 기판 투자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 규모는 BOE의 10.5세대를 상회한다. BOE가 10.5세대 투자를 결정한 뒤 차이나스타는 BOE보다 더 큰 규모의 설비를 마련키로 방향을 잡았다. 중국 LCD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BOE보다 큰 LCD 설비를 투자함으로써 1위 이미지를 굳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BOE는 10.5세대 LCD 설비 투자에 400억위안(7조원)을 투입한다.
11세대와 10.5세대 LCD 설비 투자는 60인치 이상 초대형 4K와 8K TV 패널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이다.
11세대(3000×3320㎜) 마더글라스 기판 1장에서 60인치 10장, 65인치 8장, 70인치 8장, 80인치 4장을 각각 생산할 수 있다. 한국 LCD업체의 주력인 8세대는 60인치 4장, 65인치 3장, 70인치 3장, 80인치 3장으로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급증하는 60인치 이상 초고화질(UHD) TV 시장에서 최적의 생산 효율성으로 양과 질 경쟁력을 모두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생산 효율성이 높아지면 공급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시장 경쟁력이 커진다.
국내 장비 기업은 차이나스타와 사업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세계 최대 규모 설비 투자인 만큼 회사 브랜드와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LCD 사업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BOE와 차이나스타가 설비 투자를 마무리하고 대량 양산을 시작하는 오는 2018년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국내 패널 제조사도 초대형 LCD 라인 투자를 저울질했지만 이미 늦은 감이 있고, 보조금을 지원받는 중국 기업과 달리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빠르게 레드오션으로 바뀌는 LCD보다 차세대 기술인 OLED로 대형 TV 시장에서 경쟁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