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나라마다 제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제조업 3.0`이란 국가 전략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도 마찬가지다. 세계 제조시장을 주도하는 이들은 저마다 `큰 그림`을 새로 그리며 제조업 부활을 외치고 있다. 일본인 저자가 쓴 `메이커스 진화론`은 신(新)제조산업 흐름 속에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으로 대변되는 기술 혁명이 개인과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찰한 책이다. 저자는 “메이커스를 키워드로 제조업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큰 변화를 살피려했다”고 말한다.
책에는 전기, 전자 중심지에서 현재 남다른 혁신으로 세계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 `메이커스` 거점지 아키하바라 이야기가 펼쳐진다. 빠르게 변화하는 하드웨어 비즈니스의 다양하고 참신한 사례와 함께 새로운 제조 생태계의 미래를 만나볼 수 있다.
`메이커스`란 본래 만드는 사람, 개발자, 제조자, 제조업체 등을 뜻하는 말이다. 이를 새롭게 해석한 사람이 `롱테일` 이론 창시자 크리스 앤더슨이다. 그는 2012년 10월 발간한 자신의 저서 `메이커스(Makers)`에서 이전 세대와 달리 기술에 정통하고 강력한 디지털 도구를 갖춘 제조업체이자 혁신가를 `메이커스`라고 정의했다. 이후 `메이커스`는 미래 산업혁명을 주도할 젊은 개발자를 보편적으로 이르는 용어가 됐다. 이 책의 저자 오가사하라 오사무가 규정한 메이커스는 좀더 구체적이다. 그는 메이커스를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스타트업, IoT를 실현하는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로 본다. 즉, IT와 인터넷을 활용해 혁신 제품을 만들고, 연결된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제조업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사람이 `메이커스` 인 것이다.
저자는 일본 최고 메이커스 공간인 `DMM.make AKIBA`를 설립한 사람이다. 이곳에서 종합 프로듀서로 일하며 격변하는 세계 제조업계 상황을 현장에서 목격하며 메이커스가 성장하는 것을 돕는 일을 해왔다. 스타트업이 구상한 아이디어부터 제조, 판매, 수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해온 저자의 현장 경험이 생생히 책에 녹아들어 있다.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제품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어떻게 판매됐는지, IoT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어떻게 창의적 제품을 만들고 제품의 질을 높이는 지, 대기업은 왜 스타트업과 협업 하는 지 등을 고찰, 격동하는 제조업 생태계 속에서 개인과 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메이커스 본질을 물건 판매와 제조, 수익화라는 세가지 관점에서 파헤쳤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해 세계 틈새시장을 공략한 성공 사례를 담았다. 2장은 모듈화, 셋업, 3D프린팅을 통한 물건 제조의 진화를 다뤘다. 3장과 4장은 `사물`의 수익화로 이동해가고 있는 제조 흐름을 살피고, 물건이 인터넷에 접속되는 IoT가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를 혁신 제품과 함께 설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