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가라”...인공지능 무장 디지털 기기로 집안 분위기 확 살아나”

“저녁에 스마트폰을 사용할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가족 간 소통도 늘어났고요.”

줄리 키언츠 워싱턴대 인간중심디자인엔지니어링센터 교수는 아마존이 판매하고 있는 `에코(Echo) 스피커`를 구입해 설치한 이후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에코에 음악을 틀도록 하고 콘텐츠를 서로 공유하면서 가족 간 유대감이 높아졌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사용도 줄어드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10일(현지시각) USA투데이는 디지털 인공 지능이 스피커나 다른 디바이스에 채택되면서 그동안 스마트허브 역할을 해온 스마트폰 시장 장악력이 점차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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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제품은 아마존 `에코`와 음성인식비서 `알렉사(Alexa)`다. 에코는 스피커, 알렉사는 스피커에 내장된 인공지능이다. `에코` 스피커는 등장 1년만에 스마트폰을 이을 `똑똑한 제품`으로 부상했다. 7개의 섬세한 마이크를 장착해 집안 어디서나 또 어느 방향에서 편안한 자세로 말을 해도 알아 듣는다. 음악이 재생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용자 목소리를 걸러내 인지한다. 아마존 프라임 뮤직이나 스포티파이 같은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날씨, 뉴스를 전해주기도 한다. `에코`는 출시 이후 우버 호출이나 피자 주문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학계도 비서처럼 보조 기능이 있는 음성 디지털기기에 주목한다. 줄리 키언츠 교수는 “알렉사에게 말을 걸면 거실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듣는다. 에코는 스마트폰처럼 개인적이거나 사적인 물건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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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블랙베리와 2007년 아이폰 등장 이후 소비자는 테크놀로지를 다른 사람과 격리하는 기기로 사용했다. 가족이 식사자리에서 대화 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은 이제 흔한 장면이 됐다. 음성으로 작동하는 `디지털 인공비서`는 이런 환경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에코는 가족을 서로 묶는 유일한 기기라 할 수 있다.

지난달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에코가 인기를 얻으면서 재고 물량이 부족하다”며 “많은 다른 업체도 비슷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포메이션지는 구글도 아마존 에코와 비슷한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이 세계 최대 검색 사이트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에코와 유사한 제품을 개발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로서는 일리있는 행보다.

패트릭 무어헤드 무어인사이트&스트래티지 애널리스트는 “아마존 에코가 보유한 역량을 구글은 이미 모두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 에코와 유사하거나 그 이상 기능을 가진 플러그인 기기를 구글이 개발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오디오 회사인 소노스는 음성제어가 미래 오디오 산업에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도 일부 TV제품에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애플도 아이폰에 적용된 시리(Siri)를 애플TV와 애플카플레이 등에 적용했다. 최근 시리 공동개발자는 인공지능디지털비서 `비브`(Viv)를 공개했다. 비브는 어떤 디바이스나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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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에코 생태계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서드파티 회사에 에코를 개방했다. 미국 NBC방송국 계열 채널 사이파이는 알렉사를 도입,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사이파이는 알렉사를 적용하는 첫 번째 엔터테인먼트 방송채널이 됐다.

디지털비서는 사용 장벽이 낮은 장점이 있다. 특별한 기기에 대한 이해도가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폴 사포 스탠퍼드대 교수는 “평소 말하는 대로 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자 인터페이스라는게 필요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 비서는 저녁 모습도 바꿔놓고 있다. 키언츠 교수는 “우리 가족은 저녁 식사 후 기술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정했는데 알렉사는 예외”라며 “알렉사는 서로 같은 관심을 가지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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