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큐레이션 쇼핑 서비스 `쇼킹딜` 판매 수수료를 인하한다. 최고 15%인 수수료 요율을 한 자릿수로 대폭 내린다. 입점 판매자 진입 문턱을 낮추고 상품군을 대거 확대, 소셜커머스와 직접 경쟁 체제를 구축한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다음 달 3일 쇼킹딜 943개 중분류 카테고리 상품 판매 수수료 요율을 4~12%포인트 인하한다. 지난 3월 일부 상품군 수수료를 4~9%포인트 인상한 이후 3개월 만에 수수료를 대폭 낮췄다.
쇼킹딜은 그동안 고정 판매 수수료 15%를 적용한 건강·실버용품에 무려 12%포인트 줄어든 3% 요율을 적용한다. 가공식품 수수료도 15%에서 6%로 대폭 내렸다. 건강식품, 생활용품, 주방용품 등도 15%에서 8% 이하로 줄였다. 이는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을 통틀어 온라인 쇼핑 업계 최저 수수료다. 경쟁사보다 낮은 판매 수수료로 입점 판매자와 고객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쇼킹딜은 앞으로 개편한 수수료 정책에 따라 모든 상품군에서 판매 수수료 3~8%를 유지한다. 쇼킹딜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인 소셜커머스 `딜` 판매 수수료 평균 10~15%보다 한참 낮다.
통상 판매자 한 명이 여러 온라인 쇼핑몰에 동일 상품을 등록하는 것을 감안하면 판매자는 수수료가 다소 낮은 곳에 물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쇼킹딜은 소셜커머스보다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입점 판매자와 고객을 대폭 확대할 발판을 마련했다. 소셜커머스를 향한 선전포고다.
11번가는 같은 날 고정가 판매(오픈마켓)와 공동구매로 구분하던 상품 판매 방식도 고정가 판매로 통합한다. 사업 구조를 오픈마켓과 쇼킹딜로 단순화해 판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동구매가 사라지면 오픈마켓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판매자가 쇼킹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예를 들면 병원·의료용품 수수료는 고정가 판매로 12%지만 쇼킹딜은 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11번가는 고정가 판매, 쇼킹딜 판매 수수료 체계를 계속해서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다음 달 3일 오픈마켓 채널에서 신선식품 등 43개 상품군 수수료를 최고 7%포인트 인하한다. 12개 상품군 수수료는 2%포인트 안팎으로 인상한다.
업계 일부에서는 11번가 쇼킹딜 사업 강화 정책을 매출 볼륨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픈마켓은 거래액이 아니라 통상 판매대금 수수료를 매출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같은 물건을 팔 경우 매출 규모가 훨씬 작다. 반면에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쇼킹딜은 판매액 대부분을 매출로 인식할 수 있다. 유통사업 강화 전략 차원에서 외형을 키우고 온라인 쇼핑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덩치 불리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