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가전·유통업계가 웃고 있다. 더운 날씨로 인해 대표적인 여름 계절 가전인 에어컨 판매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초여름 고온에 이어 6~7월에는 강한 비 예보가 있어 제습기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가전·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른 고온 현상으로 에어컨 판매가 늘고 있다.
기상청은 5월에도 이동성 고기압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고 따뜻한 남서류와 일사로 인한 고온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보했다. 기온도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지난주 서울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이른 고온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서 에어컨 특수를 바라는 가전업계 기대감이 커졌다. 실제로 고온 현상이 나타난 지난주 하이마트 에어컨 매출은 직전 주 대비 50%가량 늘어났다. 5월에도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 에어컨 판매가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에어컨 시장은 지난 2013년 200만대 규모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날씨와 세월호 사태 여파, 지난해는 날씨와 메르스 사태 영향 등으로 시장이 위축됐다. 때문에 올해 날씨가 받쳐준다면 판매가 부진했던 2년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더해져 에어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준비도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개념 `무풍에어컨`을 선보였고 LG전자는 인체 맞춤형 `휘센 듀얼에어컨`을 내놓았다. 4월 이른 고온현상에 맞춰 하이마트, 전자랜드, 삼성전자 등 가전·유통업체들은 기획전, 프로모션 판매 등 행사를 진행했다. 5월에도 새로운 기획전과 할인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판매는 초여름 기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지난 2년간 에어컨 시장이 침체돼 있었는데 올해는 날씨가 더울 것으로 예상돼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마른장마로 급감했던 제습기 판매도 올해는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청은 6월에 지역에 따라 다소 강한 비가 내일 수 있고 7월에는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을 것으로 예보했다.
국내 제습기 시장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업계는 2013년 140만대로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추산한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날씨로 인해 시장이 축소되며 100만대 전후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