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7라운드까지 주파수 경매 결과 이동통신사는 2.6㎓ 대역에 집중적으로 참여했다. 2.6㎓가 2.1㎓를 제치고 주파수 경매 첫날 최대 접전지로 떠올랐다. 2.1㎓ 재할당 대역 대가를 경매가와 연동하는 방식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 입찰가가 9500억원에 달해 이 대역에서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가능점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이달 2일 재개하는 8라운드에는 A블록(700㎒ 대역 40㎒ 폭)과 C블록(2.1㎓ 대역 20㎒ 폭)이 최대 접전지가 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주파수 경매 1일차 7라운드를 종료한 결과 A블록(700㎒ 대역 40㎒폭)과 B블록(1.8㎓ 대역 20㎒폭), C블록(2.1㎓ 대역 20㎒폭), D블록(2.6㎓ 대역 40㎒폭), E블록(2.6㎓ 대역 20㎒폭) 중 D블록 입찰가가 9500억원으로 종료됐다고 밝혔다.
D블록 최저경쟁가는 6553억원으로 7라운드 만에 약 3000억원이 올랐다. 반면에 D블록을 제외한 나머지 대역 최고 입찰자는 최저경쟁가격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입찰이 아예 진행되지 않았거나 최저경쟁가로 단 한 차례만 입찰이 있었다는 뜻이다. 당초 적은 비용으로 쉽게 광대역화가 가능한 2.1㎓에서 혈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첫 라운드부터 3개 이통사가 D블록을 두고 경쟁했거나 첫 라운드에는 C블록 등 다른 블록에 입찰했던 이통사가 D블록으로 옮겨온 경우 등 여러 경우의 수를 예측할 수 있다. 업계는 D블록에 3개사가 모두 몰렸거나 2개사가 경쟁하고 1개사는 C블록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개사라면 SK텔레콤과 KT일 공산이 크다. SK텔레콤과 KT는 2.1㎓ 재할당 대역 대가가 낙찰가와 할당 대가산정기준의 평균으로 산정되는 부담을 안고 있다. 2.1㎓ 낙찰가가 올라갈수록 재할당 대역 대가도 높아진다. 사용 기간도 2021년까지 5년밖에 안 된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의 대역 독점을 견제하려는 경쟁사 의지도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2.6㎓에서는 이미 40㎒를 쓰고 있는 LG유플러스가 40㎒를 추가 확보하면 80㎒ 초광대역을 사용하게 된다. 이 경우 E블록 20㎒도 LG유플러스가 가져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총 100㎒폭을 통째로 가져가게 된다.
이통사 한 네트워크 담당 임원은 “20Gbps 이상 속도를 내는 5G시대에는 광대역 주파수를 많이 확보하면 할수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저주파 대역에서 LG유플러스가 100㎒를 확보하게 되면 비용과 투자 절감, 장비나 서비스 개발 등 유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D블록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에 KT도 손쉽게 해당 대역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경합이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가 D블럭에서 경합하지 않았다면 나쁠 게 없는 상황이다.
통신업계는 D블록 경매가가 1조원에 육박한 만큼 50라운드까지 가지 않고 끝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소증분(0.75%)만 반영하더라도 경매가 계속되면 참여 사업자 모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부담을 느낀 경쟁사가 포기하고 다른 블록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2일 오전 9시 동시오름 입찰 8라운드부터 경매를 속개한다. D블록 최고입찰가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A블록과 C블록에서도 경매가 상승이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한 이통사가 확보할 수 있는 광대역은 1개로 제한되기 때문에 D블록 낙찰자가 가려진 후 다른 대역 경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