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서비스 운영은 농사를 짓는 것과 같습니다.”
김경익 판도라TV 대표는 회사 운영을 농사에 비유한다. 국내 동영상 서비스 환경은 유튜브와 일부 포털 중심이다. 규모 면에서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격차가 있다. 하지만 서두른다고 하루 아침에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 꾸준한 개선으로 격차를 줄여야 한다. 그는 농부의 아들이다. 농부가 매일 논에 물을 대고 벼를 쓰다듬듯이 동영상 플랫폼 농사를 짓는다. 토종 동영상 서비스 판도라TV 플랫폼에 영상을 올려야 하는 이유와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김 대표는 “농부가 마음이 급하다고 익지도 않은 벼를 잘라서 탈곡할 수는 없다”며 “지금 유튜브를 이기지 못하지만 쫓아갈 수는 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격차를 줄이면 언젠가 벼가 익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과 글로벌이 두 가지 화두다. 모바일 환경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영상과 사진을 주고받으며 이뤄진다. 이달 초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플럽`은 평균 방송 시간이 5분이다. 화려한 아이템으로 방송을 장식하도록 했다. 짧은 동영상을 즐기는 10대 젊은 층을 겨냥했다. 김 대표는 “10대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중심이 됐다”며 “점차 윗 세대로 서비스가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도라TV를 한류 콘텐츠 허브로 만든다. 최근에 연 `코리아탑100`은 글로벌 큐레이션 서비스다.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만 모아서 해외 고객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다. 확산을 위해 데일리모션, 중국 MCN업체 나니엔터테인먼트 등과 협력한다. 언어 문제 해결에도 노력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텍스트 번역뿐 아니라 음성인식으로 자막을 표현하고 번역하도록 한다. 글로벌 진출 디딤돌을 갖췄다. 판도라TV 일본과 KM플레이어를 서비스 중이다. KM플레이어는 글로벌 다운로드 3억건을 넘었다. 모바일 다운로드도 2000만건을 돌파했다.
이달 말 판도라TV 플랫폼 개편을 앞뒀다. 장시간 준비한 프로젝트다. 올해 내내 판도라TV에 유튜브가 갖지 못한 기능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중심 시대에 맞춘 동영상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벤처업계 보기 드문 장수 CEO다. 20여년 간 벤처기업을 운영했다. 한 눈 팔지 않고 오로지 동영상만 바라보고 달렸다. 망하지 않고 길게 살아남아 보니 사업은 집중력, 인내심, 철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 대표는 “동영상으로 누구나 개인미디어가 된다는 좋은 철학으로 시작했고 오로지 동영상만 해왔다”며 “이제부터 시즌2다. 앞으로 동영상은 기대 이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