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시장 변화로 글로벌 반도체 업체 명암이 엇갈렸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 생산업체인 대만 TSMC는 올해 3000~4000명 규모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신흥국 스마트폰 수요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TSMC 관계자에 따르면 새로 채용하는 인력 대부분은 대만 사업 강화에 투입한다. 중국에서도 수백명 인력을 채용한다. 지난해 말 현재 TSMC 직원 수는 약 4만5000명으로 1년간 약 1700명 늘었다. 이번 채용자 수는 전체 직원 약 10%로 지난해 채용인력의 두 배다.
반면 미국 인텔은 19일 1만2000명 감원을 발표해 업계 리더 명암이 엇갈렸다. 인텔이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은 수년간 PC시장이 줄어들면서 PC용 칩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 1분기 PC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PC 출하량도 6분기 연속 감소, 올 1분기 650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2007년 이래 처음이다.
그러나 1분기 실적은 반대다. 인텔 1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소폭 상회했다. 1분기 인텔은 매출액 138억달러, 영업이익 33억달러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각각 7.8%, 13.8% 개선된 실적을 달성했다.
서버관련사업은 평균 판매가격 하락에도 출하량이 13% 증가하며 전분기대비 9% 성장했다.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사업 매출은 전분기 대비 22% 성장하면서 전체 사업부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적을 나타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은 인텔이 지속적이며 전략적인 변화를 추구한 결과”라며 “앞으로 인텔은 클라우드 컴퓨팅 및 사물인터넷 기업으로 점차 변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TSMC는 인력은 늘리지만 실적은 부진하다. 1분기 매출은 2025억대만달러(61억4000만달러)로 8.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7억8000만대만달러로 11.1% 감소했다. 상반기 발생한 지진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TSMC가 대대적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은 애플 AP 물량 수주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됐다.
TSMC는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6.2% 성장한 91억5000만달러(약 11조800억원) 순익을 기록했다. 회사 29년 사상 최고 실적이다. 매출액도 10.6% 성장한 252억달러(30조5000억원)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최강자 퀄컴 1분기 매출은 55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9.5% 줄었다. 모바일칩 출하량이 1억8900만대로 지난해보다 19% 떨어져 이 사업부문 매출이 25% 감소했다. 회사이익에 기여도가 컸던 라이선싱 사업부문 매출도 전년대비 11.6% 줄었다. 퀄컴은 지난해 하반기 정규직 1300여명을 감원했다. 퀄컴이 독주해온 스마트폰 AP 시장은 대만 미디어텍 등 중저가 시장을 노린 기업이 약진하며 퀄컴을 위협했다.
영국 반도체 IP 전문업체 암홀딩스(ARM Holdings)는 1분기 매출이 2억7640만파운드, 이익은 1억3750만파운드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ARM이 제공한 IP를 바탕으로 생산된 반도체는 1분기 총 41억개가 출고됐다.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특허료 수입이 15%증가했으며 매출 중 50%는 비 모바일 부문이었다. 그러나 ARM은 경기 불확실성으로 2분기 실적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