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양산형 배터리제어시스템(BMS) 기능안전 국제표준 매니지먼트(FSM:Functional Safety Management) 인증을 획득했다. 태스크포스(TF)로 운영하던 기능안전 조직은 정식 팀으로 승격했다. 완성차 제조사 요구가 높아지는 기능안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안전성까지 내세워 세계 선두 지위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부회장 박진수)은 독일계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트로부터 자동차용 BMS의 FSM 인증을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FSM은 제품의 개발, 생산, 폐기 전 과정이 기능안전 국제표준(ISO 26262)을 준수한다는 인증이다.
ISO 26262는 지난 2011년 제정된 국제표준이다. 제품 개발 주기 전 과정에 최신 기술이 안전하게 적용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절차를 규정했다. FSM은 개별 제품이 아닌 조직에 주어지는 인증이다. 해당 조직이 ISO 26262에 맞는 제품을 개발할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개별 제품 인증보다 어려운 것으로 간주된다.
ISO 26262 준수를 비롯한 기능안전 역량 확보는 완성차 업계 요구에 따른 것이다. 부품이나 공급사가 인증을 획득하면 전장품, 소프트웨어(SW) 개발·설계·평가에서 모든 안전 요구사항을 준수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전장품 오류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개발 당시에는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했다는 일종의 `보험증서` 역할을 하는 셈이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유럽 완성차 업계 중심으로 요구가 많아지고 최근에는 우리나라 현대·기아차도 협력사에 기능안전 역량 확보를 요구한다.
LG화학은 이번 인증 획득과 함께 조직도 개편했다. 2014년 5월부터 운영한 기능안전 TF를 정식 팀(파트)으로 승격했다. 이 조직은 이번 인증 획득 과정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1년 6개월 간 고객사에 최적화된 개발 절차를 자체 개발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기능안전 파트는 `팀` 명칭을 달지는 않았지만 인력과 운용 면에서 팀제 조직과 유사한 수준의 정식 조직”이라며 “기능안전 역량 확보는 단기 과제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분야라는 판단에 따라 승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이 FSM 인증을 획득하면서 세계 1위를 다투는 우리나라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기능안전 확보 경쟁도 치열해졌다. 삼성SDI도 지난 2013년 자사 BMS의 FSM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LG화학 FSM은 국내 최초의 양산형 BMS 인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FSM 인증이 기존 인증과 다른 점은 양산형 BMS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라며 “양산 제품에 FSM 인증을 획득한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LG화학은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FCA), 포드 미국 3대 완성차 회사에 모두 배터리를 공급한다. 우리나라 현대·기아차도 LG화학 배터리를 쓴다. 삼성SDI도 독일 BMW 등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했다.
LG화학 관계자는 “ISO26262 인증 획득으로 세계 최고 배터리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