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 아우디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 `A3 스포트백 e트론`

아우디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임에도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이 국내 처음 공개된 것이 2014년 부산모터쇼다. 이후 시승행사까지 개최하면서 주목도를 높였지만 정작 국내에 출시된 것은 그로부터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난 2월이다. 2년의 간극은 무시할 수 없다.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게다가 배터리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25㎞로 보조금기준보다 짧아 국내에서는 보조금도 받지 못한다. 이래저래 주목받을 요소가 작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승 만족도가 컸다. 굳이 주목도가 낮은 차의 시승기를 적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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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작다. 가격에 비해 그렇다. A3 스포트백과 거의 동일하다. 준중형 차를, 그것도 국내에서 인기가 별로 없는 해치백 스타일의 차를 5500여만원에 살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일단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달리기 시작하면 마음이 흔들린다. 기대치가 낮은 상태에서 시작한 터라 감동은 더 크다. 달릴수록 마음에 든다. 엔진은 물론 모터의 성능도 기대 이상이다. 충분히 만족스러울 만큼 힘있게 달려준다.

A3 스포트백 e-트론은 최대 150마력의 1.4리터 TFSI 엔진과 최고출력 75㎾(102마력)의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최대 204마력까지 뿜어낸다. 성능에서 이름 좀 날리는 중형 세단의 출력과 비슷하거나 더 뛰어나다. 터보차저 기술과 다양한 첨단 열관리 시스템 등 기존 고성능 모델 엔진에 적용된 기술을 그대로 적용된 덕이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는 출력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한 번에 깨버린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와의 조화도 만족스럽다. 저 rpm 구간에서도 35.7㎏·m 토크가 나온다. 배터리와 전기모터만 사용하는 순수 전기모드에서도 최고속도 130㎞/h가 나온다. 크기는 작아도, 친환경차여도 고성능 차라고 불릴만하다. 그럼에도 한번 주유해서 최대 600㎞를 달릴 수 있다. 서울에서 땅 끝까지 가고도 남는 거리다.

1.4ℓ 준중형 자동차인데도 승차감이 준대형 이상이다. 주행 성능이 만족스러운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라 연비도 좋다. 게다가 조용하다. 가격 때문에 바람을 일으키는 데는 무리가 있겠지만, 공략할 만한 층은 충분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전기모드는 운전자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충분히 충전이 되어 있는 상태라면 전기차모드도 선택할 수 있다. 차가 엔진과 모터를 스스로 조정하는 하이브리드와 다르다. 총 4가지 모드가 있어 하이브리드 모드를 선택할 수도, 순수 엔진만으로 달릴 수도 있다.

더 해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기능을 디자인으로 풀어낸 것도 재미를 준다. 충전구는 앰블럼 뒤에 있다. 앰블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손톱 반만한 손잡이가 있다. 이것을 돌리면 충전구가 나온다. 트렁크를 열면 충전 케이블이 두 개나 있다. 충전소에서 충전할 수 있는 케이블과 가정에서 쓰는 일명 `돼지코`에 꽂을 수 있는 케이블, 이렇게 두 개다. 아파트에서는 힘들겠지만, 주택이라면 집에 있는 플러그를 이용해 자동차 충전을 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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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트론 충전중인 모습. 앰블럼 뒤에 숨겨진 공간을 열면 충전 플러그가 나온다.

실내 디자인은 심플하다. 계기판은 TT에서부터 적용된 풀 디지털 계기판이 아니어서 아쉽다. 아날로그계기판과 그 사이 작은 LCD 창이 충전상태를 비롯해 차량 정보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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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악명 높은 내비게이션도 그대로다. 한국에서 개발한 맵이 아니어서인지 목적지 검색이 어렵다. 스티어링 휠을 감싸는 가죽의 촉감은 최고다. 시트도 안락한 편이다.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제원>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제원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