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국내 가전유통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성장했다. 주요 가전유통업체 매출이 모두 늘어난 가운데 LG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경기 불황 속에 정체 국면에 빠져 있던 내수 가전 유통시장이 올해 1분기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시장정체 탈출의 기대감을 높였다.
13일 전자신문이 단독 입수한 가전유통 전문업체 판매실적(잠정치)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판매, 하이프라자, 전자랜드 등 4개사 1분기 제품판매 매출이 1조77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증가했다. 업계는 4개사 매출을 전체 내수 가전유통 60% 수준으로 추정한다.
롯데하이마트는 1분기 8930억원 매출로 지난해 동기 대비 4% 성장했다. `신학기 IT대전` `전국 동시세일` 등 마케팅 이벤트는 물론 취급 품목을 꾸준히 확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판매(디지털프라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3% 늘어난 47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형 신제품 가전 판매와 함께 예년보다 한 달 먼저 출시한 `갤럭시S7` 판매 효과 등이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1분기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기록한 곳은 하이프라자로,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한 매출 2860억원을 기록했다. 올레드(OLED) TV, 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판매가 확대됐다. 지난해 대형마트 홈플러스에 숍인숍 형태로 구축한 `LG베스트샵`이 꾸준히 증가한 것도 매출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초 2개이던 홈플러스 내 매장은 현재 22개로 늘어났다. 롯데하이마트가 롯데마트 내 `하이마트`를 숍인숍으로 가동, 매출을 끌어올린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전자랜드는 1200억원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1%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에 성장세로 돌아선 이후 1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간 점이 고무된다. 전자랜드는 올해 모바일(스마트폰 판매) 사업을 확대한다.
가전 유통업계는 내수 침체에도 1분기 판매 실적이 양호하자 올해 전체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었다. 2분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판매가 속도를 내고, 에어컨과 냉장고 등 계절성 특수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극도의 부진을 겪은 것과 비교해 성장세가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갤럭시S7과 G5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전작에 비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장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신제품 출시 외에는 특별한 호재가 없다는 우려다.
가전유통업체 고위 관계자는 “2분기 이후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조심스럽다”면서도 “2분기에 스마트폰과 가전 신제품, 계절성 가전 판매 등에 집중하면 매출 확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가전유통전문회사 1분기 판매 매출(잠정치)(단위:억원, 자료:업계 종합)>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