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연결 방식이 진화하면서 커넥티드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유선 통신은 기존 USB뿐만 아니라 썬더볼트, HDMI, MHL 등 다양한 요구에 따라 발전하고 있다. 모바일이 보편화하면서 무선 환경도 발 빠르게 변화한다. 근거리무선통신인 RFID와 NFC뿐만 아니라 와이파이, 블루투스, 비콘 등은 이미 산업 깊숙한 곳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김문기 넥스트데일리 이버즈 기자 moon@nextdaily.co.kr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스마트 커넥티드 디바이스 판매량은 총 13억80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 가트너는 향후 5년간 소비자가 여러 대의 디바이스를 통합하기보다 더 많은 디바이스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소비자 한 명당 평균 세 대 이상 개인용 디바이스를 사용할 예정이다.
커넥티드 디바이스는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를 통칭한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 데스크톱PC, 넓게는 사물인터넷(IoT) 기기까지 포섭한다. 이들을 연결할 수 있는 일차원적 수단인 유·무선 연결 표준도 매년 진화하고 있다.
올해 유선 환경에서 떠오르는 차세대 표준 연결 규격은 `USB 타입C`다.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기기 및 액세서리 업체가 USB 타입C 포트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이 내년부터 USB 타입C를 전 기기에 권장할 것이라는 논의가 이어지며 활용도는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IT 공룡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구글은 지난해 차세대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에 USB 타입C를 기본 지원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차세대 썬더볼트3 규격이 USB 타입C를 채택할 수 있음을 공론화했다.
USB 타입C를 지원하는 제품은 이미 시장에 나온 상태다. 지난해 PC군에서는 노트북PC인 애플 12인치 맥북과 구글 크롬북이 USB 타입C를 장착, 출시됐다. 애플 맥북은 HDMI와 전원 어댑터 단자를 모두 제거하고 USB 타입C 포트만을 남겨뒀다. 스마트폰에서는 구글 레퍼런스 모델인 LG전자 `넥서스5X`, 화웨이 `넥서스6P`가 USB 타입C를 최초로 지원했다. USB메모리 제품도 기존 USB와 USB 타입C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올해에는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인 `G5`에 USB 타입C를 장착했다. 노트북PC인 `그램15`와 울트라HD 모니터에도 USB 타입C를 채택했다.
지난해 USB 프로모터 그룹이 USB 타입C 커넥터 생산을 준비할 당시 알렉스 펠레그 인텔 코퍼레이션 플랫폼 엔지니어링그룹 부사장은 “차세대 USB 기술은 소비자가 그동안 만나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초박형 기기 개발에 단초를 마련해준다”며 “고성능 데이터 및 전원 기능과 결합된 USB 타입C 커넥터는 현재와 미래의 모든 기기를 위한 이상적 싱글 케이블 솔루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수년 사이 각종 디지털 콘텐츠의 `품질`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풀HD를 넘어 2K, 4K UHD급 콘텐츠가 늘고 있다. 가상현실(VR)도 양 눈에 각각 2K에서 4K급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는 데이터 전송속도를 요구한다.
USB 타입C는 리버시블 커넥터다. 위아래 구분이 없어 양방향 데이터 전송 및 충전이 가능하다. 기존 USB와는 다르게 연결할 때마다 눈으로 일일이 확인할 필요가 없다. 애플 라이트닝 커넥터와 흡사한 경험을 준다.
USB 타입C 장점은 전송 규격에서 찾을 수 있다. USB 타입C는 대체적으로 USB 3.1 전송규격을 지원한다. 제조업체도 대부분 이 둘을 결합해 상용화했다.
USB 3.1은 전 버전인 USB 3.0보다 갑절 빠른 전송속도를 갖췄다. USB 3.0은 최대 5Gbps 속도로 1초당 625MB 수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USB 3.1은 10Gbps 속도를 낸다. 1초당 1.25GB를 감당할 수 있다.
영상 콘텐츠 용량이 부담스럽다면 USB 타입C를 지원하는 외장하드를 사용하면 된다. 4K급 영상도 마치 내부 저장소나 SD 카드에 넣어 두고 감상하는 것처럼 즐길 수 있다.
속도가 높아지면서 품을 수 있는 기기 수도 확대된다. 풀HD나 QHD 모니터를 연결할 수도 있다. 이전 버전은 전송속도가 낮아 USB를 지원하는 낮은 스펙의 소형 디스플레이만 연결 가능하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전달 가능한 전력량도 늘었다. 이전 버전은 최대 5V 전압과 2A 전류량을 버틸 수 있다. 10W 전력을 감당해냈다. USB 3.1은 최대 20V 전압과 5A 전류를 지원한다. 100W 전력을 전달할 수 있다. 외장하드와 NAS, 심지어 모니터까지 전원 연결 없이 사용 가능하다.
LG전자 2016년형 울트라HD 모니터는 USB 타입C 단자를 이용해 노트북PC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4K 화질 영상과 사진 등을 모니터에서 볼 수도 있고 노트북PC를 동시에 충전할 수도 있다. 충전을 위한 별도 어댑터가 필요 없는 셈이다.
USB 타입C는 또 다른 전송규격인 썬더볼트3까지 지원한다. 썬더볼트는 USB 전송 규격을 넘어선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지만 비싼 단가 덕분에 활용 폭이 높지 않았다.
썬더볼트3는 썬더볼트2 대비 갑절 빠른 40Gbps 속도를 지원한다. 네 개 PCI익스프레스 젠3도 제공한다. 4K 해상도 모니터 두 대를 연결할 수도 있다. 최대 100W 전력을 전달한다. USB 3.1과 호환된다.
MHL컨소시엄이 발표한 차세대 MHL 기술인 `슈퍼MHL`도 USB 타입C를 활용할 수 있다. 이전 버전 대비 높은 해상도와 더 빨라진 프레임레이트, 40W 충전성능을 보장한다. 8K 동영상 해상도와 확장된 오디오 포맷을 지원해 홈시어터 연결에서 MHL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준다.
지난 2011년 USB 3.0 규격이 세상에 나온 후 거의 모든 PC에 보급되는데 약 3년이 소요됐다. 타입C는 그보다 더 빠르게 시장에 정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놀다 가세요.”…LG 플레이그라운드 속 `G5`
LG전자 전략은 통했다. 대대적 체험존 운영으로 `G5`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일평균 1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고공행진 중이다. 현장에서는 몇몇 모델이 없어 못 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G5와 프렌즈`를 직접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 `LG 플레이그라운드`를 여섯 개 주요 장소에 구축, 운영했다. 출시 전인 지난 3월 25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과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시작으로 26일 여의도 IFC몰, 삼성동 코엑스에 체험존을 마련했다. 출시일인 3월 31일에는 판교와 신촌 현대백화점에 `LG 플레이그라운드`를 위치시켰다.
G5 체험존은 지역 특성에 맞게 많은 관람객이 운집했다. 신사동 가로수길과 신촌 현대백화점은 젊은층이, 여의도 IFC몰은 벚꽃놀이에 맞춰 여행객이 많이 찾았다.
삼성동 코엑스 체험존은 여러 부대행사가 열리는 공간이어서 다양한 연령대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았다.
삼성동 코엑스 LG 플레이그라운드 현장을 지키고 있는 관계자는 “출시 전 주에는 많은 관람객이 G5를 체험하고자 몰려왔다”며 “주말에는 이벤트 응모권이 항상 부족해 난감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쪽은 `하이파이 플러스`와 `360캠` 존이라고 귀띔했다. 체험존 시작점이기도 해서 많은 인파가 대기하는 곳이다. 출시 전 주에는 코엑스에서 서울국제오디오쇼가 열려 전문가들이 `하이파이 플러스`존을 찾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심도 깊은 질문이 연이어 쏟아지는 통에 현장 직원이 진땀을 빼기도 했을 만큼 반응이 대단했다.
360캠 존은 대기자가 가장 많은 공간이다. 현장 관계자는 “360캠은 아직까지는 낯선 기기다보니 바로 관람객에게 전달하면 사용하기 어려워했다”며 “360캠 사용법을 현장에서 직접 보여주고 하나씩 설명하다보니 나중에는 마치 세미나 장처럼 변했다. 관람객도 신기해서 눈을 떼지 못하고 열심히 경청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듀얼 카메라와 캠플러스, 360VR을 체험해볼 수 있다. 모든 체험코너를 순회하면 LG전자가 마련한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