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TV에 초박형 0.4㎜ 유리기판 도입한 까닭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대형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적용한 초박형 0.4T(㎜) 두께 유리기판 수율에 대한 업계 관심이 커졌다. 세계 패널 제조사 중 처음으로 대형 패널에 도입한 것인데다 지난 1분기 실적 악화 주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원가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커브드 TV용 패널 성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시도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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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3월 22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서 `SUHD TV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2세대 퀀텀닷 기술과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SUHD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사진=전자신문DB)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노트북, 모니터 등 중소형 IT패널에 사용한 0.4T 두께 유리기판을 TV용 대형 LCD 패널로 확대 적용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 이노룩스, AUO, BOE, 차이나스타 등 대다수 패널 제조사가 0.5~0.6T 두께 기판을 사용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TV용 대형 패널에 0.4T 기판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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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고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SID2014에서 모델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세계 최대 105인치 UHD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첫 시도는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수율이 발목을 잡아 1분기 LCD 사업에서 상당한 영업손실이 발생한 원인이 됐다.

과거 패널 제조사는 기판에 불산 처리 등 별도 슬리밍 공정을 거쳐 0.4T 두께로 만들었다. 피처폰,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의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가볍고 얇은 기판을 제작하는 게 관건이었다.

8세대 이상 마더글라스에 0.4T를 적용하면 기판이 휘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두께가 얇다보니 휘어져서 깨질 가능성이 커진다. 패널을 절단하기 위해 선을 긋는 스크라이빙, 모듈 조립 등 후공정에서도 불량률이 높아진다. 패널 제조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수율 하락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커브드 TV용 패널 성능을 높이기 위해 0.4T 기판을 채택한 것으로 해석했다. 유리기판 두께가 얇아지면 투과율이 높아져 적은 전력 소비로도 충분히 선명하고 환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TV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보다 두께와 무게 경쟁이 비교적 덜 치열하지만 점점 얇고 가벼운 TV를 선호하는 추세도 한몫한다.

별도 슬리밍 공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므로 후공정에 필요한 비용이 줄어 원가 경쟁력이 생기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커브드 TV는 스마트폰용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달리 기존 평평한 패널에 물리적 힘을 가해 구부려 제작한다. 패널을 휜 상태로 고정하기 위해 별도 장치를 사용한다. 휜 화면에 최적화하기 위해 별도로 픽셀을 설계하고 광원을 전체 화면에 고르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 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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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닝이 2015년 6월 출시한 두께 0.4㎜의 8.5세대용 `코닝 이글XG 슬림` 유리 기판. (사진=코닝)

0.4T LCD 유리기판은 코닝이 8.5세대 규모 `이글 XG 슬림`을 지난해 출시했다. 대형 커브드 디스플레이에 최적화하기 위해 이전 세대보다 성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BOE가 새로 마련 중인 8.5세대 LCD 라인(B10)에 공급키로 합의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에도 적용했다. 일본 NEG는 LG디스플레이와 중국 CEC-판다, 일본 아사히글래스는 중국 차이나스타(CSOT)에 0.4T 공급을 타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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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CES 2014에서 공개한 105인치 곡면 UHD TV. (사진=LG전자)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수율 하락이 올해 세계 대형 LCD 패널 공급과잉 문제를 일부 해소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비수기인 1분기에 전략적으로 새로운 공정을 도입했지만 연간 기준으로 대형 패널 공급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위츠뷰는 “삼성디스플레이 수율과 대만 지진에 따른 이노룩스 팹 손상 여파로 올해 대형 패널 공급과잉 압박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며 “중국 노동절, 하반기 신제품 프로모션 등으로 대형 패널 출하 면적이 커져 올 하반기 수요-공급 균형이 적절해지거나 공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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