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SW 중심 제품, `DNA`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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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철 시스코코리아 부사장이 30일 디지털 네트워크 아키텍처(DNA)를 발표했다.

시스코가 소프트웨어(SW) 중심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기존 장비 중심 네트워크 시장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네트워크 기능을 애플리케이션에 담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사업 전략을 내놓으면서 과금 정책 변화도 불가피하다. 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했던 시스코가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개방형 네트워크 환경이 시장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스코코리아는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신기술을 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최적화한 `디지털 네트워크 아키텍처(DNA)`를 30일 발표했다. 시스코 DNA는 네트워크 환경 가운데 SW 비중을 높여 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게 목표다. 기존 장비가 제공했던 여러 네트워크 기능을 가상화하거나 클라우드 앱 서비스로 제공한다. 장비 중심으로 폐쇄적 네트워크 환경을 고집했던 시스코가 자기 `DNA`를 바꾼 셈이다.

시스코가 SW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바꾼 데는 시장 변화가 주요했다. 다양한 제조사 네트워크 장비 성능이 발전하면 기존 하드웨어(박스)로는 네트워크 인프라 차별성을 제공하기 힘들게 됐다. 고객은 제조사(벤더)가 좌우하는 네트워크 환경에서 벗어나 스스로 원하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가지길 원한다. 고객이 필요한 기능과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시스코가 제시한 디지털 네트워크 아키텍처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강조한다. 네트워크 구조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해 다양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앱 마켓처럼 네트워크 기능을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서비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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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SW 구매 방식

IOS XE와 CMX 클라우드가 대표 사례다. IOS XE는 시스코 네트워크 운용체계(OS)다.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개방형 API 모델을 제공한다. 가상 애플리케이션 개발, 호스팅, 인프 전송까지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기존 스위치·라우터 기능을 가상화해 SW 형태로 제공한다.

CMX 클라우드는 고객이 원하는 네트워크 기능을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내려 받고 구축할 수 있다. 지금까지 네트워크 장비를 설치하고 환경에 맞게 SW를 개발했던 과정을 클릭 몇번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시스코에 따르면, 새로운 방식으로 네트워크 환경을 조성하면 기존 대비 79%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시스코가 SW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바꾸면서 시장 판도도 바뀔 전망이다. 장비 중심으로 책정했던 구축 비용은 SW 구독 모델인 `서브스크립션` 형태로 변화할 수 밖에 없다.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SW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기존 장비 중심보다 SW 중심 가격 정책이 제대로 안착할 수 있을지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SW 중심 네트워크는 개방성이 핵심이 만큼 시스코가 가진 파트너십 재편도 점쳐진다. 시스코코리아는 “모든 네트워크 환경 조성을 독자적으로 하기 힘들다”며 “다양한 플레이어와 함께 고객이 원하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해 협업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