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31일 프리미엄 스마트폰 `G5`를 출시한다. 세계 200개국에 순차로 선보인다. `모바일 사업부의 명운이 걸렸다`고 할 정도로 LG전자에는 의미가 큰 제품이다. `모듈 방식` 도입이라는 혁신과 새로운 디자인으로 국내외로부터 호평을 받은 G5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이목이 집중된다. 3주가량 먼저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7과 맞대결이 흥미를 더한다. 렌털폰 프로그램, 주변기기 등 혜택도 풍성하다.
◇용호상박 G5 vs 갤S7…체험은 필수
LG G5 국내 출고가는 83만6000원이다. 삼성 갤럭시S7 32기가바이트(GB) 모델과 가격이 같다. LG전자가 더 가격을 낮췄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증거 아니겠느냐는 우호의 분석도 나온다.
두 제품 모두 카메라 성능을 강조한다. 갤럭시S7은 듀얼픽셀 이미지와 전·후면 f/1.7 조리개 값을 전면 부각했다. G5는 후면 듀얼카메라와 함께 135도 광각카메라를 강조한다. 두 회사가 체험마케팅에 힘을 쏟는 만큼 직접 사진을 찍어 보고 구입하는 게 좋다.
카메라 성능에 찬사가 쏟아지지만 화면 왜곡 등 논란거리는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색상은 두 제품 모두 네 가지다. 갤럭시S7은 갤럭시S6를 잇는 완성된 디자인, G5는 첫 풀메탈 디자인을 각각 내세웠다. 디자인이나 그립감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는 만큼 체험이 가장 좋다. 체험을 통해 사진으로는 보지 못한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LG전자는 G5 체험공간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영등포 타임스퀘어, 삼성동 코엑스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31일 오후 7시 강남 `옥타곤` 클럽에서 소비자 2000여명을 초대, G5 론칭파티를 연다. 삼성전자는 서울, 부산, 광주 등 일부 지역에서 갤S7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선택약정은 `진리`…렌털폰도 고려해 볼 만
갤럭시S7 지원금(32GB, 51요금제 기준)은 SK텔레콤 12만원이다. 이동통신업계는 G5에도 비슷한 수준 지원금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갤럭시S7 지원금을 공격적으로 책정한 LG유플러스가 이번에도 높은 지원금을 책정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20% 요금할인(선택약정)은 `진리`로 통한다. 어지간히 많은 지원금이 아니면 선택약정보다 유리하기가 어렵다. 어느새 상식처럼 된 이야기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선택약정이 무엇인지 알고 가입한다는 의미다. 롯데하이마트 같은 곳에선 갤럭시S7 구입자 80% 이상이 선택약정에 가입했을 정도다. 이통사 관계자는 “G5에 책정되는 지원금은 갤럭시S7과 유사할 것”이라면서 “이번에도 선택약정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제품을 사려는 사람은 `렌털폰 프로그램`을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 출시와 동시에 `갤럭시 클럽`도 내놨다. 1년 사용 후 반납하면 남은 할부금을 면제하고 새로운 휴대폰으로 바꿔 주는 서비스다. 매달 사용료 7700원을 낸다. 갤럭시 클럽은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갤럭시S7을 구매한 고객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가입할 정도로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었다. 젊은 층이 많은 수도권 일부 매장에선 비율이 50%에 육박했다.
LG유플러스는 28일 이와 유사한 `H클럽`을 내놨다. 교체 주기가 18개월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선택약정과 공시지원금 가운데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차이다. 갤럭시 클럽은 제조사가 진행하는 서비스여서 선택약정만 택할 수 있다. 이용요금이 없는 대신 월 7000원짜리 `폰케어플러스 옵션2`라는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H클럽에선 G5도 가입할 수 있다.
교체주기 도래 시 교체해 주는 휴대폰을 무엇으로 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어 일단 갤럭시 클럽은 5월 말까지, H클럽은 6월 말까지 각각 한시 운영된다. 시간 여유가 있으니 충분히 비교해 보고 가입해도 늦지 않다.
◇주변기기 경쟁도 볼만…`VR 경쟁` 점화
올해 신제품 대결 특징의 하나는 휴대폰 단독이 아닌 주변기기가 함께 등장한다는 점이다.
LG전자는 아예 G5 콘셉트를 `모듈`로 잡고 `LG 프렌즈`라는 모듈 집단을 함께 선보였다. 게다가 모듈 만드는 법을 외부에 공개, 누구나 새로운 모듈을 만들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했다. 신선한 도전이 성공할지에 세계 이목이 집중된다. 모바일 사업이 기로에 선 LG전자로서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도전이다.
LG전자가 31일에 내놓을 프렌즈는 360VR, 360 캠, 하이파이 플러스 등 모두 6종이다. 뱅앤올룹슨과 공동 개발한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오디오)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가상현실(VR) 붐과 맞물려 양사가 어떤 VR 확산 전략을 가져갈 지도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기어VR를 갤럭시S7 예약구매자에게 무료 지급하는 등 VR 생태계 확대에 나섰다. 오큘러스 스토어에 200여개 콘텐츠도 확보했다.
두 회사 모두 VR 영상을 찍을 수 있는 360카메라를 출시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개인이 VR 영상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영상이 공유되기 시작하면 VR시대가 더 앞당겨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동통신사나 인터넷 기업도 자체 VR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어 `VR 경쟁`이 휴대폰 판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의 하나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