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미래형 신직업군’, 일자리 창출 및 신직업 양성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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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 미래형 신직업군 바지재단 에코백 제작 실습 과정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대표 주형철, 이하 SBA)이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한 ‘미래형 신직업군’ 사업이 좋은 일자리 창출과 신직업 양성 플랫폼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1기 180명 수료생 중 총 51명이 관련 분야로 취업·창업 및 대외 수상의 성과를 냈으며, 2기 교육생도 꾸준히 증가해 수료식을 앞두고 있다.

SBA 미래형 신직업군 양성사업은 총 7개 직업군별로 졸업 예정 대학생부터 베이비 붐 세대, 경력단절 여성 등 180명의 미취업자가 대상자로 선정돼 1기 교육이 완료됐다. 신직업군으로 가족과 기업의 역사를 디지털 영상으로 기록하는 ‘스마트영상작가’, 예술창작활동으로 개인과 사회를 치유해주는 ‘아트커뮤니케이터’, 데이터 분석에서부터 시각화까지 전 과정을 다루는 ‘데이터 디자이너’ 등이 있으며, 그 중 쓸모없어진 물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전문업사이클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사이클러(upcycler)는 버려진 폐품을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업사이클링은 단순한 재활용(recycling)과 차이가 있다. 업그레이드라는 개념이 더해져 창의적인 디자인을 입혀져 새로운 가치 있는 물건으로 재탄생된다. SBA는 소셜이큐를 전문기관으로 선정해 ‘전문업사이클러’ 과정을 운영해 지난해 11월 1기 교육생 30명을 배출했고, 29일 2기 수료식이 진행됐다.

청바지 매니아였던 한 교육생은 단순히 ‘많이 사고, 버렸던 청바지가 아깝다’는 생각에 액세서리를 제작했고, 데님의 끝단은 팔찌로, 버튼으로 귀걸이로, 지퍼는 브로치로 만들어냈다. 다른 교육생들은 쓰레기장의 폐전선을 이용해 옛 추억의 소쿠리를, 버려진 생수병 두껑을 모아 붙여 은은한 조명을 만들었다. 짜투리 한복 조각천과 행사 기념 에코백을 활용해 유니크한 가방을 제작하고, 남는 코르크 마개들은 악세사리 및 고양이 용품으로 재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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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 제품

SBA 전문업사이클러 2기 작품들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6 DIY리폼박람회’에 출품돼 많은 호응을 얻었다. 버려지는 페트병, 목재, 가죽, 청바지 등을 이용한 다양한 작품전시를 통해 업사이클링에 관심있는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경험과 정보가 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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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DIY리폼박람회 출품작

업사이클링은 지역 환경문제의 대안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이미 신성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프라이탁’과 ‘테라사이클’과 같은 유명 브랜드 외에도 크고 작은 업사이클링 제품제작 기업과 디자이너, 관련 쇼핑몰 및 서비스 업체가 많다.

트럭 방수포를 재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프라이탁(Frietag)은 가장 성공적인 글로벌 업사이클링 기업으로 꼽힌다. 2009년 기준 연매출이 500억 이상이고 150여명 가량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전세계 10개의 직영점과 460여개의 매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프린스턴의 20살 대학생이 창업한 테라사이클(Terracycle)은 연매출 200억 이상을 이끌어내고 전세계 20개국에서 1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폐기물 수거는 1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 브랜드와 협력해 9만 여개의 지점에서 2천만 명 가량의 사람들과 함께 작업해 이뤄지고 있다. 이외에 핸드메이드 제품의 전세계 최대 온라인샵인 엣지(Etsy)내에서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비중은 2010년 7,900건에서, 2011년 30,000건, 2013년 264,000건 가량으로 증가했다.

국내 업사이클링은 해외에 비해 매우 열악한 지원 환경 속에서 영세한 수준이다. 미래 친환경 산업육성의 측면에서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서울시와 SBA는 업사이클링의 중요성과 가치에 주목해 업사이클링 업체를 향후에는 1,000개까지 확대 육성해 일자리 2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셜이큐의 홍영권 대표는 “SBA 신직업리서치센터를 통해 미래형 신직업군 양성사업이 소개되면서 교육에 대한 문의가 급격히 늘어났다”며 “2기 교육생들이 전문 업사이클링 실무특강을 통해 새로운 소재와 작업 방법을 경험해 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참여한 한 교육생은 “좋아하는 작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업화하려면 어떤 과정과 준비가 필요한지를 업사이클링 현업 전문가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창업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 교육생은 “업사이클링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전문과정을 통해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환경을 살리면서 디자인적으로 아름답고 팔릴 수 있는 멋진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업사이클러 교육을 함께 고민할 동료들을 만난 것도 큰 수확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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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 미래형 신직업군 파이프조명 실습 과정

SBA는 2016년 신직업 20개를 추가 발굴해 총100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공영역 및 사회적 경제 분야 새로운 직업군을 발굴해 확산할 예정이다. 또한 ‘발굴-육성-확산’이라는 3단계 양성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미래지향적이고 유망한 분야의 아이디어를 도출해, 성장 가능성 있는 신직업군의 초기 일자리를 개척하고 신직업 플랫폼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데 허브역할을 할 ‘신직업연구소’도 상반기 문을 연다. 새로운 직업을 조사, 발굴하는 것은 물론 인력 육성과 창업센터를 통한 인큐베이팅, 지속적인 일자리 확산까지 체계적으로 전담 지원한다. 또, 산학 연관 분야별 전문가 7~8인 내외의 ‘신직업위원회’를 구성해 신직업 네트워킹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SBA 주형철 대표는 “신직업연구소 허브로 삼아 창의적이고 유망한 미래 신직업을 발굴하여 좋은 일자리를 적극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