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페이지 달하는 증권 투자설명서를 투자자가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줄이고 카드 결제 시 소액 현금인출까지 가능한 서비스가 도입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20대 금융관행 개혁과제를 선정해 제도를 개선한 데 이어 올해도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20대 개혁과제를 선정해 제도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28일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를 상대로 의견을 수렴해 국민이 일상적인 금융거래 과정에서 불편을 겪는 사항을 중심으로 20개 개혁과제를 선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과제는 결제와 현금을 동시에 서비스다. 카드 결제 때 소액 현금인출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소비자가 마트 등에서 물품 구매 후 현금카드로 결제 시 현금인출을 원하는 경우 판매대금과 현금 요청액을 합산해 결제하고 현금을 받는 방식이다. 밴(VAN)사에서 운영하는 ATM의 경우 비싼 수수료가 발생해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금융거래 시 요구되는 각종 서류와 절차상 불합리한 사항도 개선하기로 했다. 각종 금융거래 증명서의 온라인 발급이 활성화될 수 있다.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소비자 민원이 다수 발생한 사안들을 분석해 불합리한 관행을 손본다. 자동차보험 가입경력이 길어도 보험료 인하 혜택이 많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무사고 경력이 긴 가입자 등에게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입자들의 불만을 많은 자동차보험 공동인수제도도 절차상 불합리한 점을 검토해 개선한다.
최근 3년간 사고가 여러 번 발생하면 보험가입이 거절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손해보험사가 맺은 협정에 따라 보험사들이 보험계약을 공동으로 인수하게 된다.
휴대전화, 렌터카, 치매환자 관련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도 문제점을 찾아 합리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휴대전화 보험의 경우 제조사별로 보상정책이 다른 점을 고려해 보험료를 차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대 개혁과제에는 이밖에 △금융소비자 알림서비스 강화 △신용카드 부가서비스·연회비·카드대금 지급 관행 개선 △대출모집인 부당 영업행위 관리감독 강화 △불합리한 연체정보 관리 관행 개선 △신용정보 수집·관리 관행 개선 △자본시장 불법·부당 관행 개선 등이 포함됐다.
금감원은 또 △과도한 리베이트 등 불합리한 적폐 시정 △금융거래 서식·이용절차 합리화 △전자금융거래 편의성 제고 △외환거래 불편사항 개선 △금융정보 조회시스템 개선 △대학 교양과목에 `실용금융` 개설 추진 등을 20대 개혁과제로 삼아 추진하기로 했다.
아직은 이들 개혁과제의 세부적인 개선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7월 말까지 개혁과제별로 세부 추진계획을 세워 순차적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융업계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를 바탕으로 개혁과제를 추진할 것”이라며 “가급적 1년 이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