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속 빈 스마트브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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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국내 최초로 카페와 점포를 융합한 이색 지점을 개점했다. 은행 객장을 커피숍과 융합, 서비스 및 공간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1호점 운영 현황을 지켜본 후 연내에 추가로 개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3~4년 전에 우리은행은 `스무살 우리`라는 스마트브랜치 지점을 고려대와 이화여대에 오픈했다. 미래형 점포를 표방하며 젊은층을 대상으로 최첨단 펀 기능과 비대면 기능을 결합, 국내에 없는 최첨단 점포로 소개했다.

해당 대학교에 막대한 자금까지 지원하며 개점했다. 하지만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후 우리은행은 스마트브랜치 확대를 중단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의 상황도 비슷하다. 아예 점포를 없애거나 스마트브랜치 사업을 접었다.

이번에 개점한 우리은행 카페인 브랜치도 지난날 오픈한 스마트브랜치와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다. 사실 은행 브랜치 점포는 비대면 실명인증이 화두가 되고 있는 이때 가장 적합한 점포로의 활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은행의 안일한 대응과 수요 예측 실패로 수백억원의 경영자금만 낭비한 형국이다.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도이치방크 Q110을 방문한 적이 있다. 점포 내에 문화공간을 만들고 다양한 물건을 판다. 삼성전자와 함께 모바일 영화제를 객점 안에서 연 최초 점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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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도이취은행 신개념 은행으로 베를린 크바티어 110번지에 문을 연 지점이다. 이 지점은 창구-대기 공간으로 분리되던 은행 인테리어를 살롱이나 디자인 샵 분위기로 바꿨다.

브랜치의 숨은 힘은 바로 정보통신기술(IT)이다. 생체를 활용한 현금자동인출기(ATM) 구비는 물론 고객 동선을 전자태그(RFID)를 통해 철저히 분석한다.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정보기술(IT) 기기 하나로 해결하는 등 혁신과 IT를 융합했다.

국내 은행도 철저한 수요예측, 차별화한 플랫폼, 경쟁 없는 브랜치 투자는 제고해야 한다. 겉만 바꾼다고 해서 파괴력 강한 핀테크 서비스라고 할 수 없다. 각성을 통한 혁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만족을 줄 수 있는 미래 브랜치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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