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찍는 카메라` 독일까지 뚫었다…에스엠인스트루먼트 수출

한국 기업이 개발한 `사운드카메라`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자동차 개발 시 미세한 소음을 측정하려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무선 영상 전송 기능을 추가해 독일 유명 자동차 회사에도 납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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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인스트루먼트 휴대형 사운드카메라 `SeeSV`

에스엠인스트루먼트(대표 김영기)는 휴대형 사운드카메라 `SeeSV`에 와이파이 무선 영상 전송 기능을 추가해 시판한다고 28일 밝혔다. SeeSV는 회사가 2014년 출시한 실시간 사운드카메라다. 열화상 카메라처럼 소음 발생 부위를 1초당 25프레임 영상으로 실시간 촬영,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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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카메라 영상 무선 전송 개념도

전기차 개발 시 미세한 소음원을 찾아내는 데 유용하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소음을 영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시트 체결 부위가 삐걱이는 소리, 문 손잡이가 떨리는 소리 같은 미세 소음까지 모두 잡아낸다. 이런 소리는 사운드카메라로 확인하지 않으면 발생 부위를 찾기 어렵다.

사운드카메라가 주목받게 된 것은 전기차 시대 개막 덕분이다. 전기차를 개발할 때는 내연기관차의 소음·진동(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외에 이음·잡음(BSR:Buzz Sqeak Rattle)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구동·주행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소음이 적어 삐걱거리는 소리 같은 이음·잡음이 더 잘 들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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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카메라로 자동차 문짝 부위를 촬영한 화면

이런 소리는 기존 NVH보다 미세할 뿐만 아니라 간헐적으로 발생한다. 평지에서는 조용하다가 경사로에서 잡음이 발생하는 식이다. 소음원을 찾으려면 휴대형 장비를 사용해 주행 중에도 실시간으로 소리를 `촬영`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기간 단축, BSR 저감을 위해 자동차 업계가 사운드카메라를 도입한다.

기존 사운드카메라는 영상을 노트북 PC 등에서 보려면 유선 연결이 필요했다. 이제는 선택 사양으로 와이파이 기능을 추가해 무선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에스엠인스트루먼트가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를 비롯한 각국 무선통신 인증을 받았다.

SeeSV는 에스엠인스트루먼트 상표를 달지만 미국 내쇼널인스트루먼트(NI) 제품으로도 판매됐다. 해외에는 NI 제품 번호를 달고 판매하는 비중이 높다. 검증된 회사 유통망을 활용해 토요타, 포드, 볼보, 현대자동차 등 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에 납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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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카메라로 자동차 엔진부를 촬영한 화면

무선 옵션을 추가한 신제품도 조만간 NI 제품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정식 등록 전부터 독일계 유명 자동차 회사 납품에 성공했다. 이 고객사는 이번에 에스엠인스트루먼트 제품을 처음 도입한다. 무선 영상 전송 기능 탑재를 직접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 개발, 고객사 확충으로 국산 사운드카메라 주도권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운드카메라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순수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 개발 때도 쓰인다. BMW가 주력 차종 전체에 PHEV 모델을 추가하기로 하는 등 세계적인 전기차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김영기 에스엠인스트루먼트 대표는 “실시간으로 소리 분포를 확인할 수 있고 미세한 소리까지 잡아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가 사운드카메라를 도입했다”며 “와이파이 기능은 최근 FCC 인증을 마쳐 1~2개월 내 NI 제품으로도 등록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