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웹툰 `하이브`에 등장하는 `HAM`

Photo Image
네이버 인기웹툰 `하이브`(하이브 화면 캡처)

Photo Image
네이버 인기웹툰 `하이브`(하이브 화면 캡처)

`하이브(Hive)`는 네이버 인기웹툰이다. 공포와 미스터리를 적절히 혼합한 김규삼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 북극에서 산소가 2년 이상 대량 방출되면서 거대 곤충이 인간 세상을 점령한다는 내용이다. 곤충은 인간과 맞먹는 지능을 갖고 있어 인간의 모든 움직임을 통제한다. 그런 곤충 무리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한 젊은 남자의 사투가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서울역, 공덕역, 용산전자상가 등 실재하는 장소와 실명이 그대로 등장해 실감을 더한다.

곤충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통신`이다. 곤충이 통신설비를 파괴하면서 유무선 전화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때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아마추어 무선(HAM)`이다. 만화에선 “HAM을 사용하면 전 세계 누구와도 통신할 수 있다”며 HAM 기기 확보에 나선다.

아마추어 무선은 기본적으로 `금전적 이익을 취하지 않는` 무선통신을 말한다. 정부가 시행하는 자격시험에 통과하고 무선장비를 등록하면 아마추어 무선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규정이 다소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동호인 사이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마추어 무선을 `햄(HAM)`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이유는 정확하지 않다. HAM 기원설만 대여섯 개가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지고 그럴 듯 하며, 낭만적이기까지 한 것은 `하버드 3인`설이다. 구글 검색으로 수집한 영문 자료를 종합하면 1908년 하버드 라디오 클럽에서 `하이먼-앨미-머레이` 3인이 아마추어 무선국을 개설했고, 이들의 앞 글자를 따 `HAM`으로 불렀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추어(Amateur) 영어 사투리 중 하나인 `Hamateur`가 `HAM`의 기원이라는 설도 있을 정도이니 어느 하나만을 정설로 믿을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아마추어 무선의 가장 큰 특징은 단파(초단파)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단파란 통신에 이용하는 전파 가운데 주파수가 비교적 낮은 것을 말한다. 3㎒부터 30㎒까지를 단파(HF), 30㎒부터 300㎒까지를 초단파(VHF)라고 부른다. 3㎒란 전파가 1초에 300만번 진동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주파수가 낮은 전파는 정보 전송량은 적지만 먼 거리를 날아간다는 장점이 있다. 장애물이 있어도 좀처럼 멈추지 않고 피해 날아간다. 웹툰 하이브에서 `전 세계 누구와도 통신할 수 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무선에서는 7㎒~146㎒ 주파수 대역을 주로 사용한다. 이와 달리 휴대폰 등 이동통신에서는 300㎒~3㎓ 사이의 극초단파(UHF)를 사용한다.

국내에선 1955년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KARL)이 창립돼 현재 수만 명의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다. 하이브에서도 나오는 것처럼 아마추어 무선은 재난 발생 시 큰 효과를 발휘한다. 부쩍 재난이 많아진 우리나라에서도 재난통신으로 아마추어 무선을 적극 활용하면 어떨까.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