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인수자 KB금융지주냐 한국금융지주냐…대우증권 이어 리턴매치

현대증권 본입찰 마감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미래에셋증권이 막판에 발을 빼면서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함께 고배를 마셨던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간 경쟁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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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한국금융지주, KB금융지주 외에 국내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 LK투자파트너스,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모두 6곳이 참여한다. 본입찰은 25일 오후 6시 마감된다.

미래에셋이 현대증권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2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다.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 모두 대우증권 인수에 나섰다가 가격싸움에 밀려 실패했던 만큼 가격만큼은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이번 인수전을 규모의 경제 실현 기회로 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기존 KB투자증권 외에 지주 차원에서 증권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기존 오프라인 지점망 확대는 물론이고 현대증권 자기자본 3조2000억원을 활용해 대형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이 가능하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자기자본을 키워 IB 영역에서 활약이 커질 수 있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가격으로 쏠린다. 현대증권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다. 이날 현대증권 종가 기준으로 계산한 지분가치는 3600억원선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5000억~8000억원을 예상 입찰가로 보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할 기준가격도 변수다. 현대엘레베이터는 본입찰 하루 전인 24일 기준가격을 밀봉해 금융기관에 보관했다. 본입찰이 마감되면 기준가격을 확인해 다른 인수 후보자 응찰가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

기준가격 이하로 최고 응찰가가 나오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헐값 매각을 막기 위한 조치다. 또 본입찰 참가 시 인수 후보자는 보증금 300억원을 내야 한다.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일부 사모펀드 참가를 제한하는 문턱이 될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KB금융지주나 한국금융지주 모두 막판까지 치열한 가격싸움을 벌일 예정이고 더불어 사모펀드 역시 변수”라며 “인수전은 결국 7000억원 이상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