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무선주파수(RF) 반도체 전문업체 베렉스가 미국 업계가 독점하고 있는 기지국 시장을 공략한다. 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지금보다 10배 이상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 전망했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50억원 수준이었다.
20일 베렉스는 무선통신 기지국, 분산안테나시스템(DAS:Distributed Antenna Systems)에 탑재될 수 있는 디지털제어가변이득증폭기(DVGA:Digitally controlled Variable Gain Amplifier) BVA2140을 개발 완료했다고 밝혔다.
BVA2140은 RF 디지털 감쇄기(DSA:Digital Step Attenuator)와 2개 증폭기(Amplifier)를 하나로 통합한 소형 멀티칩패키지 형태다. 휴대폰 기지국 장비는 상황에 따라 RF신호를 증폭하거나 낮추는 기능이 필요하다. 기지국과 휴대폰간 거리가 짧으면 신호 세기를 줄이고, 멀면 증폭을 해 줘야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증폭기와 감쇄기를 하나로 통합해 기지국 시스템 설계 공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RF 디지털 감쇄기, 증폭기 시장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아나로그디바이스(ADI), 맥심, 코보(Qorvo) 등 미국 아날로그 반도체 업계가 장악하고 있다. 베렉스는 통합칩이라는 장점을 살려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 가운데 RF신호 감쇄, 증폭칩을 내놓은 업체는 베렉스가 유일하다. 미국 업체 중에서도 코보 정도만이 통합칩을 내놓고 있다.
BVA2130은 5볼트(V) 전압에서 0.25와트(W) 출력을 낸다. 0.5dB씩 총 31.5dB까지 신호 세기를 조절 가능하다. 700MHz~4GHz 주파수 대역을 지원한다. 주요 기지국 장비 업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시분할(TDD) 방식 롱텀에벌루션(LTE) 42(3.5GHz), 43(3.7GHz), 44(700MHz) 밴드 영역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테스트 결과도 받아냈다.
베렉스 관계자는 “기존 3V 제품에 더해 5V 신제품 개발로 미국 칩 업계가 독식 중인 기지국용 RF 시장에 도전한다”며 “기존 주력 판매 무대였던 중계기 분야를 넘어 기지국과 DAS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지금보다 매출을 10배 가량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렉스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까지 0.5W 출력 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0.25W 제품과 핀 배열이 동일해 인쇄회로기판(PCB) 변경 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게 개발된다.
주요 글로벌 기지국 장비 업체로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에릭슨, 노키아지멘스, 알카텔루슨트, 화웨이, ZTE 등이 있다. 모두 베렉스의 잠재 고객사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