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과 5년간 1조원 투자 등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한 것은 최근 이슈가 된 `알파고` 때문이 아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일찌감치 인공지능(AI)이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차 산업혁명 중심이 컴퓨터와 인터넷에 의한 정보화였다면 4차 산업혁명은 여기에 인공지능이 결합돼 지능정보사회를 만들 것으로 예측했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펼친 세기의 대국이 AI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를 높이며 지능정보산업 육성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지능정보기술은 ICT와 AI 접목
미래부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AI 결합이 지능정보기술이라고 정의했다. 사회 모든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지능정보기술이 4차 산업혁명과 2차 정보혁명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지능 정보기술은 기존 ICT가 사람의 판단을 넘어서는 일 처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두됐다. IBM 슈퍼컴퓨터 왓슨이나 구글 자율주행차 등이 대표적 지능정보기술 구현 사례다.
지능정보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기계가 학습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알파고와 같은 AI 시스템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이를 학습해 지능을 발전시킨다. 여기엔 데이터를 수집하는 IoT뿐만 아니라 이를 분석하는 빅데이터,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술이 필요하다.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를 가진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ICT 기업이 지능정보사회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는 멀찌감치 앞서 나가
주요 선진국은 이미 지능정보기술 개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 전략을 수립하고 10연간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독인은 독일인공지능연구소(DFKI)를 운영하며 완전 자동 생산체계(인더스트리 4.0)을 향해 나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AI를 주력 산업분야로 집중 육성하는 `인터넷플러스 전략`을 발표했다. 일본도 `로봇신전략`을 내놓고 AI 기반 로봇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투자도 늘고 있다. 구글은 2001년부터 AI 개발에 33조원을 투자했다. IBM과 인텔 같은 ICT 기업뿐만 아니라 아우디, BMW 등 자동차 제조사도 자동차에 지능정보기술 탑재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로봇이 체크인과 짐운반을 도와주는 호텔이 등장했고 무슨 스마트폰 판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다.
미래부가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한 것은 더 이상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드러낸 것이다.
◇적용 분야 무궁무진
지능정보기술이 발달하면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우리 삶이 한층 편리해진다. 지능정보기술이 중점적으로 적용될 분야는 로봇이다. 단순 작업 위주인 공장의 생산〃제조업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내 모든 은행 창구 업무를 로봇 페퍼로 대체할 계획을 세웠다.
자율주행차에도 지능정보기술이 필수다. 자율주행차는 수많은 운행 경험을 바탕으로 도로를 달린다. AI를 통한 학습효과를 통해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운전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35년 전체 자동차 중 자율주행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75.1%에 달할 전망이다.
가상 비서 서비스도 AI를 활용한다. 금융분석과 마케팅 상담도 AI가 대체할 수 있다. 드론과 헬스케어, 치안, 재난방지 분야 등 AI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관건은 다른 나라와 격차를 얼마나 빨리 좁히느냐다. 지능정보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술 격차는 2.4년이다. 전문인력 확보도 시급하다. 핵심기술 선점과 인재 확충이 지능정보산업 육성의 핵심 과제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