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및 오디오 업계가 시·청각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위한 콘텐츠 접근권 개선에 나섰다. 관련 특화기능을 2016년형 신모델에 반영하거나 외부에 자사 기술을 개방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6년형 스마트TV에 각각 ‘패밀리TV’와 ‘매직줌’으로 이름 붙여진 화면 확대 기능을 선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운용체계(OS)에 탑재한 ‘돋보기’ 기능과 유사한 형태다. 디지털TV 보급으로 지상파와 유료방송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실시간 자막방송이 보편화된 데 이어 저시력자를 위한 시청 편의 기능까지 선보인 것이다.
LG전자는 2월 출시한 슈퍼 울트라HD TV를 비롯하여 3월 출시할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 등 신형 모델에 탑재한 웹OS 3.0에 매직줌을 첫 반영했다.
매직리모컨으로 기능을 활성화하면 TV에 상영 중인 화면 중 리모컨이 가리키는 부분을 움직임에 따라 돋보기처럼 최대 5배까지 확대하는 ‘포커스 줌’, 화면 속 화면(PIP)에서 특정부분을 골라 화면 전체를 단계별로 확대하는 기능을 갖췄다. 모두 전체 화면을 보면서 특정 부분만 확대해 시청에 방해를 주지 않는다.
확대한 화면은 원본과 마찬가지로 캡처해 저장할 수 있다. 작은 글씨크기로 저시력자가 보기에 어려웠던 대출·상조·보험 등 약관을 쉽게 볼 수 있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전략팀 부장은 “소비자들이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보다 박진감과 흥미를 갖고 볼 수 있도록 화면 특정 부분을 최대 5배까지 키워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기능 개발배경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중국향 모델에 ‘패밀리TV’ 기능으로 시력과 청력이 약한 현지 고령층을 겨냥했다. 화면 속 글자 크기 확대뿐만 아니라 화질과 음질을 또렷하게 표현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국 TV 사업 기조를 ‘가족과 눈을 기쁘게(家和悅目)’로 잡아 누구나 TV 시청에 불편이 없는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LG전자 매직줌과 달리 중국 이외 지역에는 제공되지 않는다.
시각장애인 영화감상은 입체음향 기술로 극복하고 있다. 음향 솔루션 업체 DTS는 ‘배리어프리 영화’를 2014년부터 후원 중이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시·청각장애인이 영화를 접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을 입힌 영화다.
DTS는 위치를 느낄 수 있는 입체음향 기술 ‘헤드폰:X’로 시각장애인이 보다 실감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에는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유제용 DTS코리아 대표는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과 상영에 많은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