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원인이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일 수 있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 치매전문 임상의와 과학자 31명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 사설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2년에서 2012년 사이에 모두 412가지 치매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모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노인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국 옥스퍼드, 에든버러, 맨체스터대학,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대학 등의 치매 전문가다. 이들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와 클라미디아 박테리아 그리고 나선상균인 스피로헤타균을 잠재적인 치매 주범으로 지목했다.
더글러스 켈 맨체스터대 화학대학 박사는 “치매가 잠복성 병원균과 연관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며 이 증거를 계속 외면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인 뇌에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흔히 잠복 상태에 있다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력이 약화되면 활동한다고 강조했다. 입술 헤르페스를 일으키는 1형 단순포진 바이러스와 폐 감염을 유발하는 폐렴 클라미디아 그리고 몇가지 스피로헤타균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중추신경계와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가 포함된 대뇌변연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시아 프레토리우스 프리토리아대 박사는 “혈액에 병원균이 있으면 전신성 염증이 발생하고 신경염증은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경세포의 베타 아밀로디드 단백질 응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학자는 또 5명 중 1명꼴로 지니고 있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APOE4 변이유전자도 전염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회장인 제임스 피켓 박사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균이 노인에게 많고 특히 치매 환자 뇌에서 더 많이 발견되고 있지만 이러한 병원균이 치매를 일으킨다는 증거는 현재로써는 불충분하다”고 논평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