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위에 철도처럼 깔아놓은 레일을 로봇이 상하좌우로 이동하며 박스를 옮긴다.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사람이 일일이 옮기지 않아도 로봇이 물건을 이동시킨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위치한 심코프(CIMCORP)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다. 규격화된 물건을 옮기는 속도가 빨라 화장품, 식음료, 타이어 회사가 주요 고객이다. 서울우유, 남양도 이 회사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또다른 회사인 클리어패스(Clearpath)는 오토(OTTO)라는 물류 이동 로봇을 이용해 1500㎏ 화물을 한꺼번에 옮긴다. 레이저로 장애물을 파악하고 빠르게 이동하는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물류량이 증가해도 로봇이 물건을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어 사람의 손을 대체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캐나다가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인더스트리 4.0’에 앞장서며 제조업을 다시 육성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은 독일에서 만들어진 개념이지만 세계 각지로 퍼지고 있다. 제조업에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을 적용해 지능형 공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핵심 분야는 로봇산업, 센서, 제조 공정, 물류와 정보통신(ICT) 분야다.
캐나다는 자원과 에너지가 풍부한 국가로 과거에는 농수산물과 에너지 등 1·2차 산업이 성장을 주도했다. 현재 캐나다 노동인구 0.1%만이 농수산업에 종사하는데도 세계 최대 생산수출국 중 하나다. 대다수 노동자가 지식기반 산업으로 이동해 2011년 기준 3차 산업은 71.7%를 차지한다.
캐나다 내에서도 온타리오주는 ICT 분야 노동자 비율이 높다. 각종 세제혜택 지원을 캐나다 정부보다 많이 해주고, 중소기업 지원과 산학연계 등으로 기업친화적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 혜택을 누리려고 온타리오주로 몰려와 캐나다 전체 ICT 종사자 중 47%가 이 곳에 있다.
릭 트리가트(Rick Trigatti) 심코프 사장은 “7개 공과대학이 온타리오주에 있어 우수한 인력이 많고, 정부가 기업 지원 프로그램인 SRED로 연구개발비를 쓴 만큼 지원해줘 기업이 재투자할 수 있게 해준다”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도의 기술을 가진 기업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인더스트리 4.0은 의료기기, 항공우주 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시냅티브 메디컬(Synaptive Medical)은 구글 지도처럼 인간의 뇌를 지도로 만들어 정확한 부위를 치료하는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뇌신경 영상 데이터와 이미지를 이용해 기존의 CT, MRI 등보다 정밀하게 문제 부위를 집어내 손떨림 등으로 다른 부위를 건드리는 위험을 줄였다. 이 역시 ICT와 센서, 로봇 기술이 만들어낸 성과다.
항공 제조업체인 MDA는 로봇 팔을 이용해 우주정거장(ISS)에 연료를 보급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화성 탐사 로봇 다리를 만들어 화성 탐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크래그 토튼(Craig Thorton) MDA 부사장은 “우주 부품 개발은 3D 데이터 처리, 센서 기술도 부가적으로 발달시켜 뇌수술 등 실생활에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