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10여개 인터넷 기업이 연대해 FBI 아이폰 보안기능 해제 요구를 거부한 애플을 지지하는 전문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모질라와 에버노트, 스냅챗, 와츠앱, 핀터레스트, 드롭박스 등도 참여했다.
3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이 회사들은 이날 중 리버사이드 소재 캘리포니아중부 연방지방법원 동부지원 셰리 핌 판사에게 전문가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핌 판사는 ‘작년 12월 발생한 샌버너디노 총기난사 테러범이 쓰던 아이폰 5c에 담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애플이 FBI 보안해제를 도우라’는 명령을 지난달 16일 내렸다. 애플이 이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이달 22일 FBI와 애플 양측이 참가하는 재판을 열기로 했다.
드롭박스 법무총책임자 램지 홈새니는 실리콘밸리를 이끄는 기술 기업이 연대해 애플을 지지하는 전문가 의견서를 법원에 낸 이유를 “우리는 광범위한 권위를 이용해 회사 제품 보안을 저해하는 데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시스코시스템스도 애플 입장을 지지하는 전문가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지만, 이를 별도로 낼지 다른 회사와 연명으로 낼지는 확실치 않다.
인텔의 보안 사업부 총책임자인 크리스 영 부사장은 인텔도 애플을 지지하는 전문가 의견서를 별도로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기술기업이 필요에 맞게 제품을 만들고 설계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우리가 어떻게 우리 제품을 만들고 설계할지 정부가 간섭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스탠퍼드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인터넷과 사회 연구소는 찰리 밀러, 디노 다이 조비, 브루스 슈나이어, 조너선 지아르스키 등 아이폰 보안과 암호화 분야 권위자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회사가 제품 보안 수준을 낮추도록 강요하고 법집행 당국이 사찰 목적으로 소비자 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일의 위험은 너무나도 크다”며 애플의 입장을 지지했다.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 액세스 나우(Access Now), 위커 재단(Wickr Foundation) 등 시민단체도 애플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냈다.
FBI를 지지하는 의견서도 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직 연방판사인 스티븐 라슨은 샌버너디노 총격의 피해자 중 일부와 상의해 FBI 지지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핌 판사는 제3자 의견서 제출 기한을 3일로 정했으며 이에 따라 이날 밤까지 기술 기업과 시민단체가 잇따라 의견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