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삼성전자가 와인 잔을 형상화한 ‘보르도 TV’를 출시했다. 혁신적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 해 삼성전자는 절대 넘을 수 없을 것으로 보였던 일본 소니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TV시장 1위에 등극했다.
이후 10년간 삼성전자는 세계 TV시장에서 꾸준히 1위를 지켜왔다. 삼성전자는 2015년 연간 매출기준 27.5%, 수량기준 21.0%의 점유율로 매출·판매량 모두 1위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간 이룬 성과다. 삼성은 지난 10년간 △LED 백라이트 TV △3D TV △스마트 TV △곡면(커브드) TV △초고화질(UHD) TV △퀀텀닷(SUHD) TV를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그간 성과는 마땅히 대접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자만에 빠져서는 안된다. 세계 TV시장은 이미 판매량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의 TV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미 TV산업이 ‘저성장-저수익’ 구조라고 진단한다. 여기에 ‘가격대비 성능’을 내세운 중국 업체 도전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차세대 TV 전략에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매출을 높이려면 ‘프리미엄’ 대응은 필수다. 삼성 내부에서도 OLED TV에 대한 고민이 있을 시기다. 경쟁자가 먼저 치고 나갔지만, 판단이 섰다면 지금이라도 적극적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이미 실시간 시청자보다 주문형비디오(VoD) 시청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걸맞은 운용체계(OS) 전략도 필요하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TV 역할도 새로 정립해야 한다. 영상산업에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이 새로 부상하는 점은 위기면서 기회다. 기술과 소비자 성향 변화에 맞춰 향후 10년을 대비한 ‘삼성식 TV 대계(大計)’를 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