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시스템LSI사업부가 터치칩, 자동차 이미지센서(CIS) 등 신규 사업 영역을 개척한다. 국내 팹리스를 대상으로 파운드리 서비스도 확대한다. 일부 고객사와 특정 제품에 매출이 쏠리는 위험 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사업 다각화는 당장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견고한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모바일기기 터치컨트롤러IC와 자동차·보안카메라용 CMOS이미지센서(CIS)를 신규 사업으로 육성한다. 터치컨트롤러IC는 양산에 들어갔다. 이 칩은 삼성전자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전시회에서 공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에 탑재됐다.
삼성전자가 터치컨트롤러IC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최근 홈페이지 일부를 새롭게 단장하고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경쟁 제품 대비 전력 소모량이 90%나 적고 전자파 간섭 현상도 17% 개선했다”면서 “완성품 배터리 성능 향상은 물론 전자파 간섭을 차단하기 위한 차폐 공정을 할 필요가 없어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그동안 시냅틱스, ST마이크로로부터 프리미엄 제품에 탑재되는 터치컨트롤러IC를 구매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외산 대항마를 내놓으면서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 중저가 터치컨트롤러IC 시장까지 영역을 넓힐 경우 국내 팹리스 여러 곳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자동차와 보안 카메라 등에 탑재되는 CIS도 조만간 개발한다. 차량 외부에 탑재할 CIS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필수 부품이다. 자율주행차의 기본은 사물 인식이다. 장거리는 레이더, 초근거리는 초음파 센서를 각각 이용한다. 중간 거리는 CIS가 기본인 카메라 모듈이 활용된다. 고급차량은 전후좌우 각각 1개씩 총 4개 이상 카메라가 탑재되기 때문에 성장성이 높다. 소니, 옴니비전, 앱티나 등과 경쟁을 벌인다.
보안카메라용 CIS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차량과 보안카메라 시장 공략은 기존의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협력사와 함께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사 차원에서 자동차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주력 사업 품목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바일 CIS,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IC(DDI), 전력관리칩(PMIC), 스마트카드, 근거리무선통신칩(NFC), 바이오프로세서 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 품목 확대가 당장 사업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겠지만 판매 제품군이 확대되는 건 장기로 볼 때 긍정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사업은 기흥 8인치(200mm) 팹을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에 개방, 고객사를 다변화를 꾀한다. 삼성 8인치 파운드리선 65나노 임베디드플래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이 생산될 예정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